“새해맞이 재롱떨다 길잃었어요”…서울 도심서 원숭이 생포

  • 입력 2004년 1월 7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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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해인 2004년 벽두, 서울 도심에서 원숭이 한 마리가 길을 잃고 헤매다 구조됐으나 아직까지 주인을 찾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수컷 긴팔원숭이(사진)가 처음 발견된 곳은 3일 오후 9시경 서울 마포구 대흥동 서강대 앞 도로. 주민의 신고를 받은 마포소방서 119구조대가 현장에 출동했고 대원 2명이 승용차 밑에 숨어 있던 원숭이를 생포했다.

이 원숭이는 원숭이해를 맞아 1∼3일 서대문구 신촌에서 열린 새해 행사에 참가했다가 주인과 떨어져 길을 잃은 것으로 구조대는 추정했다.

한 대원은 7일 “마포소방서에서 원숭이를 맡아 기르면서 주인을 찾아주려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처음엔 너무 긴장했는지 힘도 없고 재롱도 떨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포소방서 119구조대는 전문기관에 맡겨 기르게 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해 5일 용산구 한강로 한국조류보호협회에 이 원숭이를 인계했다.

이 협회 김성만 회장은 “이곳에 오고 나서는 마음이 좀 풀렸는지 사무실 여기저기를 뛰어다니고 사람 목에 매달리는 등 재롱을 떨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원숭이해 벽두에 길 잃은 원숭이를 보니 마음이 편치 않다”면서 “주인을 찾아줘야 하는데 묘안이 없어 걱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협회는 당분간 원숭이를 맡아 기르다 주인을 찾지 못하면 동물원 등으로 보낼 계획이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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