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 있은 후 인터넷에 대한 생각이 180도 변했어요. 저는 각종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인터넷이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할 것이라고 믿었어요. 하지만 인터넷은 이제 말초신경과 감정만을 자극하는 곳으로 전락했습니다.”
작은 얼굴에 커다란 눈 등 인형 같은 모습은 여전했지만 인터넷에 대한 백씨의 생각은 훨씬 깊고 분명해졌다.
백씨는 최근 집 주변 PC방에서 겪은 일을 소개했다.
“제 옆에 앉은 남자가 모 여자 연예인에 대한 욕설을 인터넷에 올리고 있더군요. 전화통화 내용은 더 가관이었죠. 그 연예인의 여성 팬에게 항의전화를 받자 곧바로 자기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같이 (그 팬을) 번개(즉석 만남)로 꾀자’고 하더군요.”
백씨는 용기를 내 그 남자에게 “하시는 행동이 거북하니 자리를 옮겨 달라”고 정중히 부탁했고 다행히 그는 자리를 떴다.
얼마 전에는 이름을 숨긴 채 채팅을 하다가 중·고교생들로부터 ‘나이 많은 ×이 재수 없다’는 욕을 들었다는 백씨.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는 ‘건강한 인터넷’ 캠페인이 성공하려면 올바른 인터넷 사용 교육과 함께, 잘못된 네티즌을 단속·처벌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 서버를 이용하거나 다른 사람의 아이디를 쓴다고 해서 단속할 수 없다고 하면 안 됩니다. 단속과 처벌을 통해 룰(rule)을 세우지 않으면 건강한 인터넷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6, 7월경 4집 발표를 앞둔 백씨는 “동아일보의 캠페인이 성공하면 제 e메일 함에도 음란 스팸메일이 사라지겠죠”라며 밝게 웃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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