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팀 미세물체 내부투시 X선 현미경 첫 개발

  • 입력 2002년 5월 8일 18시 39분


물체의 미세한 내부구조를 영화처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X선 투시현미경’을 국내 과학자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포항공대 제정호(諸丁鎬·신소재공학과·사진) 교수는 8일 물체의 내부구조를 머리카락 굵기의 1000분의 1 수준인 수백 나노미터(㎚) 크기로 볼 수 있는 ‘초미세 X선 투시현미경’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제 교수가 스위스 및 대만 연구팀과 함께 했으며, 국제 과학학술지 ‘네이처’ 9일자에 발표됐다.

이번에 개발한 X선 투시현미경은 1㎜ 정도 크기로만 볼 수 있었던 기존 X선 사진촬영기보다 수천배 이상의 배율로 물체의 내부구조를 자세히 볼 수 있다. 특히 1초에 200장의 연속 사진을 찍을 수 있어 미세혈관이 지렁이처럼 움직이는 연동 운동, 항암제의 암세포 파괴 현상, 반도체의 내부구조 변화 등 몸 안이나 물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마치 영화를 감상하듯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연구팀은 이 현미경을 이용해 전기도금을 할 때 지금까지 몰랐던 작은 공기방울이 금속 위에 만들어지고 이 때문에 도금한 금속에 여러 결함이 생긴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 현미경은 포항방사광가속기에서 나온 강력한 X선을 이용해 만들었다.

제 교수는 “지금까지 전혀 볼 수 없었던 물질 내부의 현상을 확실하게 볼 수 있어 앞으로 생명과학과 신소재 개발 등 다양한 나노기술 연구에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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