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식' 사업자 선정 무기연기

  • 입력 2001년 2월 23일 18시 37분


이달 말로 예정되었던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동기식 사업자 선정 일정이 사실상 무기 연기됐다. 안병엽(安炳燁) 정보통신부장관은 2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동기식 사업자 선정을 능력있는 컨소시엄이 나올 때까지 늦추겠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IMT―2000의 사업성에 대한 우려와 국내외 우수기업의 신중한 자세 등으로 컨소시엄 구성에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라며 “관련 기업들의 연기 요청을 받아들여 접수시한을 연장한다”고 설명했다.

이 발언은 포철과 LG 등의 참여 거부로 컨소시엄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기식 사업자를 무리해서 선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통부가 동기식 신청예정자인 하나로통신의 능력에 대해 민간심사위원단의 심사를 받아보지도 않고 문제삼은 데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또 정통부가 추진해온 동기식 사업자 선정이 사실상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LG텔레콤 등이 “제3의 비동기식 사업자가 선정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실현될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다.

하나로통신이 사업권을 얻으려면 더욱 강력한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하게 됐다. 반면 동기식 사업 참여를 거부해온 LG는 동기식 사업권이 무산되고 제3의 비동기식 사업자 선정으로 바뀔 경우 재기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안 장관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산업의 육성 및 수출 촉진을 위해 동기식 사업자를 반드시 선정하겠다”고 밝혀 동기식 사업권이 비동기식으로 바뀔 가능성을 부인했다. 안 장관은 “자금력과 기술력 있는 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구성되면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상반기에는 사업자 선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 장관은 하나로통신 주도 컨소시엄의 출연금 삭감 요구와 관련해 “형평성이나 통상마찰 등의 문제로 삭감은 곤란하다”며 “초기 납부금을 줄이면서 분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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