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IT공룡들 "가자 코리아로"

  • 입력 2000년 11월 29일 18시 48분


<<세계적인 통신업체들의 한국행 러시를 이루고 있다. 브리티시텔레콤(BT) NTT도코모 에릭슨 모토로라 등이 대거 몰려들면서 차세대이동통신 IMT―2000 시장에서 한몫을 잡으려는 움직임이 숨가쁘게 벌어지고 있다. 국내 사업자가 외국업체와 합종연횡하는 것은 국내 통신산업이 해외진출하는데 발판이 될 수 있지만 자칫 성숙단계의 국내시장을 고스란히 외국업체가 장악할 지 모른다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있다.>>

▽왜 한국인가〓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 통신시장은 외국업체에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과거 BT와 보다폰 등이 국내 휴대전화 사업자 지분을 사들여 재미를 본 것도 구미가 당기는 대목. 더구나 한국 시장은 적은 투자로 2002년부터 당장 사업에 나선다는 매력을 갖고 있다. 보다폰에어터치와 도이체텔레콤 등은 유럽내 주파수 경매대금으로 이미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어 자국내 사업여력이 달리는 형편. 세계시장의 세력판도가 일본 NTT도코모, 유럽의 보다폰에어터치, 도이체텔레콤 등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동북아 시장의 요충지인 한국시장을 차지하려는 이들 업체간 경쟁심도 한몫하고 있다. 차세대 휴대통신 시장에서 세계 최강의 업체로 군림하기 위해서는 동북아 로밍권의 중심인 ‘한국성(城)’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분석.

▽서비스 대연합〓IMT―2000 사업권 신청과 관련, LG글로콤은 BT와,SK IMT는 NTT도코모와 손을 잡고 있다. LG는 29일 “LG글로콤의 대주주인 LG전자 보유지분(50%)의 절반을 외자유치에 쓸 것”이라고 밝혀 사업권 획득후 해외 지분매각이 활발해질 것을 예고했다. 국내 사업자들은 지분 해외매각을 해외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다는 복안. 한국통신은 아시아 3세대 휴대전화사업자연합회인 ‘A3GA’를 통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NTT도코모, 중국 차이나모바일 등을 중심으로 동북아시장의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LG는 일본 재팬텔레콤과 제휴를 통한 범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 IMT―2000 통신사업자의 합종연횡이 빨라지고 있다.

▽장비사업자도 가세〓에릭슨은 LG전자와 IMT―2000 사업에 관한 제휴를 맺은데 이어 한국IMT―2000과는 동기 장비공급 협력 협약을 체결해 동기와 비동기 분야의 ‘두마리 토끼’를 좇고 있다. 국내 시장을 과소평가해 PCS장비시장을 중도 포기했던 노텔네트웍스도 한국을 집중지원국으로 지정, 시장 공략을 가시화하고 있다. 국내 공장에서 연간 1조원 규모의 단말기를 생산하고 있는 노키아는 시스템 시장 진출도 추진중. 루슨트테크놀로지와 모토로라 또한 동기 및 비동기 장비 시장에 모두 지원한다는 입장이어서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업체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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