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휴대전화로 첨단게임 '톡톡'…日선 이미 서비스

  • 입력 2000년 7월 30일 19시 19분


휴대용 게임기 하면 생각나는 건 지하철이나 길에서 2000원이면 사는 열쇠고리 게임기다. 테트리스나 갤러그처럼 단순한 게임이 담겨 있었다. 한동안 꽤 유행하다 요즘은 한물 간 느낌이긴 하지만 말이다.

사실 휴대용 게임기의 주역은 따로 있다. 닌텐도의 ‘게임보이’로 대표되는 일본의 휴대용 게임기들이다. 작기는 하지만 제법 정밀한 액정이 달려있고 팩을 갈아끼우기만 하면 다양하고 수준 높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휴대용 게임기의 저력은 게임 판매 차트를 보면 알 수 있다. 미국의 경우 3∼4개, 일본에선 2∼3개가 언제나 10위권 안에 들어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수익성이다. 휴대용 게임기 팩은 단가는 낮지만 워낙 많이 팔려서 인기 게임의 경우 판매 총액이 비디오게임을 압도한다. 게다가 최신 비디오게임기가 128비트인 반면, 휴대용 게임기는 8비트 또는 16비트다. 당연히 제작단가가 ‘플레이스테이션2’ 같은 다른 신기종 게임기보다 훨씬 낮다. 제작사의 순익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휴대용 게임기는 국내 업체에도 가능성이 있는 분야다. 휴대용 게임은 프로그램의 크기나 그래픽의 선명도가 PC게임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따라서 일본이나 미국의 대형 제작사들처럼 막대한 자금이나 축적된 기술이 없더라도 아이디어만 훌륭하면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휴대용 게임기 시장이 없다. 최근까지 일본산 휴대용 게임기는 불법 수입품이었고 국산 휴대용 게임기는 아직 계획만 있는 실정이다.

대신 국내에는 휴대전화이 널리 보급되어 있다. 휴대전화에는 액정이 있고 메모리가 있고 충분한 버튼까지 구비돼 있다. 게다가 휴대용 게임기와 달리 전국 어디서나 사람들을 연결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휴대전화은 휴대용 게임의 미래다. 앞으로는 지금 휴대전화에 내장돼 있는 낮은 수준의 게임이 아니라 네트워크 기능을 이용한 새로운 모바일 게임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일본에서도 세가나 남코 같은 대형 제작사들이 ‘i모드’ 지원의 게임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

휴대전화이 휴대용 게임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건 그리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네트워크 기술만 제대로 구현된다면 규모가 작은 국내 업체들이 선전할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기도 하다. 온라인 게임 시장에 과도하게 몰린 인력과 자본이 적절하게 투자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박상우(게임평론가) sugulman@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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