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사람]㈜퓨처웍스 최규철씨

  • 입력 2000년 7월 2일 21시 22분


창업 1년만에 인터넷쇼핑몰 ㈜퓨처웍스를 자본금 13억8000만원의 탄탄한 벤처회사로 키운 최규철 사장(31).

그는 최근 사장에서 물러나 신규사업 아이템을 발굴하는 일에만 전념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하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 그의 전력(前歷)을 잘 알기 때문이다.

최사장은 과학자가 되기 위해 경남과학고로 진학했지만 자신은 아인슈타인 같은 과학자가 될 수 없음을 깨닫고 사업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졸업한 뒤 직장으로 선택한 삼성물산에서도 역마살은 어쩔 수 없는지 여러 부서를 돌아다녀야 했다.

서른이 되면 창업하겠다던 고교때 결심을 지난해 지켜낸 최사장이 ‘백의종군’을 하겠다는 진짜 이유는 뭘까.

“인터넷 사업은 너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만큼 스피드 경영이 요구되는데 저보다 젊은 사람이 더 적합하겠죠. 저는 사업구상을 하고 이를 구체화시키는 건 20대 ‘젊은 피’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사장은 지금껏 물러날 준비를 착착 해왔다. 올초 퓨처웍스에서 분사시킨 아이웨딩닷넷(www.iwedding.net)이 대표적인 경우. 결혼식을 인터넷으로 전세계에 중계한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최사장은 아이웨딩닷넷을 퓨처웍스의 별도 사업부로 두었다.

그는 인터넷 예식장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구체화시킬 적임자를 찾다가 지난해 7월 과외매칭사이트를 열었던 남태균씨(24·서울대 법대)를 사업장으로 영입했다. 남씨는 또래의 20대 초반 직원들과 함께 ‘물만난 고기’처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해 최사장이 찾아낸 ‘구슬’을 ‘보배’로 꿰는 데 성공했다.

최사장은 “20대가 웹기술을 잘 구현하는 세대라면 그들이 마음놓고 일할 수 있는 터만 제공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 놀러갔다가 ‘게임 에버랜드’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뒤 이 아이디어를 삼성에 다시 팔았을 정도로 반짝이는 사람이다. 이런 장기를 살려 최사장은 “아이템을 개발하는 일에 더욱 치중해 우리가 진정 원했지만 이 세상에 없었던 아이템을 현실화하는 데 앞장서겠다”면서 “아무런 직책을 갖지 않고 퓨처웍스를 돕겠다”고 말했다.

<신일섭동아닷컴기자>sis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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