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솔CS클럽 "적립포인트 바로 현금화"

  • 입력 2000년 5월 29일 19시 27분


‘인터넷 적립 포인트는 빛좋은 개살구?’

인터넷기업들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앞다퉈 도입한 적립 포인트 제도가 실제 소비자들에게 별다른 혜택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누적 포인트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야만 사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기 때문.

한 사이트만 집중적으로 사용하면 포인트를 쌓기가 쉽겠지만 대부분의 네티즌은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기 때문에 혜택을 받기 까지는 갈 길이 너무 멀다.

한때 ‘광고를 보면 돈을 준다’는 선전문구에 끌려 열심히 배너광고를 클릭하곤 했던 회사원 임모씨(27·여)는 요즘에는 쇼핑몰 가입시 적립 포인트 사용조건을 유심히 살펴본다. 임씨는 “쇼핑몰 중에는 100만원 가량을 구입해야만 적립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곳도 있다”면서 “쇼핑몰마다 적립 포인트 조건이 다르므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롯데인터넷백화점은 지난해 10월부터 구매금액 1000원당 1점(10원)씩 적립해 1000점이 넘으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첫 가입시 200점이 적립된다고는 하지만 1000점을 채우려면 80만원 어치를 더 사야 한다. 현대인터넷백화점도 롯데처럼 구매금액의 1%를 적립해 주는데 적립금이 1만원을 넘어야 돈으로 인정받는다. 회원가입시 지급되는 1000원을 감안해도 90만원을 더 소비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같은 네티즌들의 불만을 반영해 최근에는 포인트를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 웹사이트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구매금액의 1∼15%를 마일리지로 적립해주는 삼성몰은 1원 단위까지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1000원이 적립돼 있으면 1만원짜리 책을 살 때 1000원은 적립금으로 나머지 9000원은 신용카드로 결재하는 방식. 회원수 215만명의 한솔CS클럽도 적립된 돈을 바로 현금화하도록 시스템을 갖춰 놓았다. 지금까지 적립금을 결제에 이용한 네티즌수가 120만여명에 이를 정도.

국내최대 PC통신회사 천리안도 누적 포인트에 따라 정해진 상품을 주던 방식에서 탈피, 다음달 1일부터 포인트에 해당하는 사이머머니를 지급해 여러 웹사이트에서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도록 바꿀 예정이다. 한 쇼핑몰 관계자는 “물건을 사도 적립 포인트가 얼마 되지 않아 사장되는 경우도 대부분”이라며 “실질적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고객 확보라는 당초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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