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업계, 인간게놈 프로젝트 발빠른 대응

  • 입력 2000년 5월 25일 20시 36분


인간 게놈 프로젝트(HGP)의 완성을 앞두고 국내에서도 유전자 정보의 분석과 활용을 목표로하는 기업들이 잇따라 등장하는 등 바이오벤처업계가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생명공학연구소에서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을 연구하던 김기봉(金基鳳)씨 등 5명은 최근 유전체정보 분석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스몰소프트’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인간유전체 염기서열이 규명되면 컴퓨터를 통해 데이터를 분석 관리할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유전체의 기능 분석에 들어간다는 포부다.

지금까지 원천 자료를 해외에 의존할 수 밖에 없지만 6월15일경 인간 유전체에 대한 염기서열 자료가 공개되면 국내 실정에 맞는 사업에 나서겠다는 것.

올해초 설립된 ㈜IDR은 생물정보학을 이용한 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종근당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 회사 한철규(韓哲奎)사장은 “선진국에서 생산되는 방대한 유전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국내 생명공학의 성패가 달려있다”며 “유전체 관련 정보를 산업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생물정보학을 전문으로하는 바이오벤처 기업의 사업은 유전체 자료에서 유용한 정보를 골라낸 뒤 이를 가공 처리해 상품화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

유전체 염기서열 규명에서 미 국립보건원(NIH)과 선두 경쟁을 벌였던 셀레라 지노믹스(Celera Genomics)사가 이들 벤처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

스몰소프트 직원들은 대부분 생물학과 컴퓨터공학을 번갈아 연구한 경력이 있다.

연구실장인 김씨는 대학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한 뒤 석사에서 박사과정까지는 컴퓨터공학을 연구했다. 박사학위를 취득한 다른 연구원들도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대학원에서는 생물학을전공해 회사의 사업에 필요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는 것.

LG화학의 양흥준(楊興準)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대기업이 손을 대지 못하는 분야에 바이오벤처기업이 뛰어들어 사업의 기회를 넓힌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생물정보학에 대한 수요는 이들 기업의 성장을 좌우할 요인으로 꼽힌다. 양본부장은 “국내 제약산업의 기반이 취약한데다 1,2년 사이 나타난 바이오벤처업계도 아직 산업의 형태를 갖추지 못해 이들 기업이 내놓은 상품에 대한 구매력이 얼마나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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