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마케팅 뜬다]인터넷서 띄우고 CF서 받치고…

  • 입력 2000년 2월 7일 19시 59분


인터넷 이용인구가 급증하고 10∼20대의 네티즌이 소비 주체로 떠오르면서 인터넷을 의미하는 온라인(on-line)과 현실 공간인 오프라인(off-line)을 적절히 혼합, 마케팅에 활용하는 ‘퓨전(fusion)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퓨전마케팅은 2∼3개 기업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짝짓기 마케팅’ 차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장 효과적으로 제품을 알릴 수 있도록 여러 장르를 혼합, 현실과 가상 공간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영화,식당,의류 등 저렴한 영역이 효과적〓삼성전자의 프린터 ‘마이젯’은 CF모델 전지현이 현란한 테크노 댄스를 추는 CF를 내보내기에 앞서 자사 홈페이지 등에 미리 CF 촬영 장면을 공개, 네티즌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전지현의 댄스 장면은 인터넷을 통해 네티즌 사이에 급속히 퍼져 CF 방영 전에 ‘전지연 신드롬’이 일고 있을 정도. 온라인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오프라인을 통해 2탄을 내보낼 예정이다.

최근 개봉된 영화 ‘13번째 전사’를 홍보하는 (주)베어엔터테인먼트는 10∼20대가 많이 찾는 채팅 사이트인 ‘하늘사랑’ 등 13개 사이트를 선정해 공동으로 영화제목 맞추기 온라인 게임을 실시했다.

‘13번째 전사’를 연상하도록 13개 사이트를 선정했으며 당첨자도 13개 사이트에서 각각 13명을 뽑았다. 하늘사랑의 사이트에는 개시 5일만에 5000여통의 네티즌이 응모하는 등 톡톡한 효과를 누리고 있다.

삼성물산의 사이버아파트도 건축업계로는 이례적으로 인터넷과 현실 공간에서 마케팅을 동시에 진행해 성과를 거둔 경우. 삼성물산은 신문 방송 등 매체를 통해 자녀교육 측면의 유리한 점을 강조하는 광고를 계속 내보내면서 온라인상으로는 수요자의 자녀들을 타켓으로 한 대대적인 마케팅을 실시했다.

신라호텔은 서울 종로에 직영식당을 열기 전에 인터넷 광고만 내보냈으며 식당 전문가들의 ‘평가’를 담은 글을 인터넷 각종 사이트에 띄워 성공을 거둔 뒤에야 비로소 오프라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온라인의 실패는 치명적〓퓨전마케팅의 단점은 온라인상에서의 실패가 오프라인으로 직결되는 파급효과가 있다는 점.

청바지 닉스로 대성공을 거둔 (주)보광은 인터넷 사업에 진출하면서 3억원의 상금을 걸고 사이트 이름을 공모, 인터넷 사업에 진출한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당첨된 도메인이 계약관계에 있는 한 회사를 통해 미리 선점한 도메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반닉스 인터넷 사이트가 개설되고 불매운동이 일어나 대표이사가 사과문을 발표하고 3억원의 성금을 내놓는 등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