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책]'최경희교수의 과학아카데미 1'

  • 입력 2000년 1월 20일 18시 10분


▼'최경희교수의 과학아카데미 1' 최경희 지음/동녘 펴냄/250쪽 8000원▼

지나간 20세기는 분명 과학의 시대였다. 단 100년동안 이룩한 발전이 이전 세기들의 성과에 맞먹는다고 해도 지나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빈익빈 부익부'현상은 과학분야에도 적용되는 법. 생명공학이나 정보통신기술과 같이 새 세기의 주목을 받으며 무한성장해가는 분야가 있는가 하면 꼭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세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는 분야가 있다. 후자의 대표격이 바로 기초과학분야가 아닐른지.

이런 세태속에서 펴낸 책이어서일까. 기초과학에 대해 쉽고 재미있는 글쓰기를 시도한 최경희교수의 노력이 값지다.

시리즈 첫 권인 이 책은 지구과학과 물리분야를 다루고 잇다. 혹여 이유없는 편두통과 울렁증을 유발시키던 학교 수업시간을 떠올린다면 큰 오산. 못믿겠다면 소제목들부터 살펴볼 일이다. '엘리뇨군과 라니냐양 이야기' '손대면 톡!-마찰전기' 뭐 이런 식이다.

내용은 더욱 재미있다. 날씨얘기를 하면서 영화 트위스터를 소개하고 복사기가 정전기의 특성을 이용한 이기임도 알려준다. 페이지마다 끼워넣은 앙증맞은 삽화들은 이해를 도울 뿐 아니라 지면위의 실험실역할도 톡톡히 한다.

더욱 매력적인 점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생각할 거리를 준다는 것. 환경을 얘기하는 끝에 가족끼리 어떤 차를 살 지 회의를 해보라는 과제를 내고 '당신의 전기 절약 습관'은 몇 점?'인지 테스트를 하라며 설문지도 들이민다. 인공위성으로 쓰레기장이 된 우주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자는 제안까지.

한마디로 살아있는 과학, 사람과 사회속에 어우러진 과학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어른에게는 재미있는 교양서가, 학생들에게는 교과서같지 않은 교과서가 될 법하다. 하지만 너무 많은 지식을 기대하지는 말 것. 그저 더이상 과학이 어렵지만은 않게 느껴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을 테니까.

저자 최경희교수는 중학교교사를 역임했고 현재 이화여대 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론 '물리 가볍게 뛰어넘기' 'STS 교육의 이해와 적용' 'STS 무엇인가'등이 있다.

김경희기자<동아닷컴 기자>rev1768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