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병원' 클릭하세요…전문의 1백명 의료상담

  • 입력 1999년 11월 21일 18시 01분


젊은 의사들이 인터넷사업에 뛰어들었다.

인터넷을 통해서 엄선된 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는 원격진료까지 가능하도록 한다는 목표로 설립된 델프㈜의 김진(金珍·35)씨와 김만희(金晩熙·33)가 그 주인공.

경희대 의대 선후배 사이로 정신과 전문의인 이들은 지난해 1월 자본금 2억원을 투자해 델프를 설립한 뒤 스쿨 클리닉(school.healthkorea.net)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의료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일반 의료 정보 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내용뿐 아니라 질병 정보,건강 위험도 체크, 성격검사, 의료기사, 퀴즈 등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한다. 특히 이들이 선발한 100여명의 전문의가 일반인들의 문의에 대해 24시간이내에 응답해주고 있다.

이 사이트의 하루 의학 상담 건수는 300∼400건. 방문객 수가 하루 5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5억원으로 늘리는 등 의료전문 사이트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대표 김진씨는 의대 재학시절부터 괴짜로 통하던 인물. XT컴퓨터가 나오기 전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대학시절 비키니 옷장 영업부터 시작해 지하철역 광고기계 설치 사업에 이르기까지 늘 ‘부도가 나기만 했던’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사업에 대한 기초(?)를 배웠다.

“진료실 안에서만 이뤄지던 의료 활동이 인터넷의 발달로 앞으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달라질텐데 의사가 주체가 되어 달라지는 의료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들의 한달 수입은 월 200∼300만원 정도.개업을 하거나 큰 병원에 취직을 해서 벌 수 있는 수입보다 적기는 하지만 일반적 개념의 의사직을 포기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김만희씨는 “2명으로 시작한 사업이지만 벌써 직원이 7명으로 늘었고 최근에는 중국 진출까지 계획하고 있다”며 “의사라는 타이틀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게 무엇보다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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