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출혈경쟁]"휴대전화 보조금 5兆 통화료에 떠넘겨"

  • 입력 1999년 10월 10일 19시 39분


5개 휴대전화 업체가 9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신규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단말기 보조금으로 뿌린 돈이 5조원에 육박해 출혈경쟁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정보통신부가 김영환(金榮煥·국민회의)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96∼99년 6월까지 3년반동안 지출한 단말기 보조금은 △SK텔레콤 1조5531억원 △한국통신프리텔 1조1052억원 △LG텔레콤 9079억원 △신세기통신 8896억원 △한솔PCS 4773억원 등이다.

특히 97년 PCS 3개사가 사업을 시작한 직후인 98년에는 한해동안 5개업체가 2조4954억원의 단말기 보조금을 지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들어 정부는 의무사용기간제도 폐지와 보조금축소 조치를 취했지만 업체들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0% 늘어난 1조4979억원의 단말기 보조금을 시중에 뿌렸다.

매출액 대비 단말기 보조금의 규모는 △LG텔레콤 89.8% △한통프리텔 84.4% △한솔PCS 59.2%에 달해 업체들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나타났다.

무리한 가입자 유치로 인해 급한 통화가 필요없는 사람들이나 청소년에게 까지 불필요한 휴대전화를 쓰게 함으로써 200만명에 가까운 요금체납자를 양산했다고 김의원은 지적했다.

작년부터 올해 6월말까지 1년반동안 3∼6개월간 통화료를 체납해 5개사로부터 직권 해지당한 사람은 198만4555명으로 신용불량거래자가 됨으로써 사회적으로 신용혼란 문제를 가중시켰다.

올해 상반기동안의 통화요금 체납은 99만2921명에 1980억원.

특히 한통프리텔은 이 기간동안 단말기 보조금으로 지출한 돈이 현재의 부채규모를 넘어서 가입자 유치경쟁이 경영악화의 결정적 요인으로 지적됐다.

올해 6월말 현재 업체별 부채액은 △신세기통신 1조9331억원 △SK텔레콤 1조5314억원 △한솔PCS 1조2660억원 △LG텔레콤 1조2284억원 △한통프리텔 1조204억원 등 모두 6조9793억원에 달한다.

김영환의원은 “5개사가 5조원에 가까운 단말기 보조금을 시중에 뿌림으로써 떠안은 부담은 고스란히 기존 고객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보조금 문제만 해결해도 기존 휴대전화 통화료를 최소한 30% 이상 인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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