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초저가PC "무늬만…"…90만원대 모니터등 별도

  • 입력 1999년 9월 28일 18시 49분


내달 20일로 예정된 100만원 미만의 국민 보급형 ‘인터넷 PC’ 시판을 앞두고 삼성 삼보 LG 대우 등 대기업들이 앞다퉈 국민PC와 가격대가 비슷한 초저가PC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들이 선전하고 있는 초저가PC는 인터넷PC보다 메모리나 하드디스크의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무늬만 저가’인 경우가 많다. 이때문에 일부에서는 대기업들이 소비자들을 현혹시킨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국민PC'에 성능 뒤져▼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사양을 비교해보고 현명하게 판단할 일.

인터넷PC는 15인치 모니터와 부가가치세가 가격에 포함돼 있고 △하드드라이브 6.4GB △메모리 64MB △CPU 400㎒이상 △CD롬 40배속 △모뎀 56K 등을 기본사양으로 갖추고 있다. 가격은 88만원에서 99만원까지.

그러나 대기업들의 제품은 모니터값과 부가가치세가 별도인데다 성능도 인터넷PC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95만원짜리 ‘국민형 삼성컴퓨터’는 10만∼20만원대의 모니터를 별도로 구입해야 하고 사양도 메모리 32MB와 하드드라이브 4.3GB로 인터넷PC에 떨어진다. 대우통신의 ‘코러스 CT6521―C40M’ 역시 가격은 91만3000원이지만 메모리가 인터넷PC의 절반수준인 32MB. LG―IBM이 99만원에 파는 ‘멀티넷 800’도 메모리 32MB와 하드드라이브 4.3GB에 불과하다. 삼보컴퓨터의 ‘드림시스EZ6430S’는 사양은 인터넷PC와 거의 비슷하지만 모니터는 별도로 사야 한다.

▼'부가서비스 우수'주장▼

대기업들은 이에 대해 “사양은 인터넷PC에 떨어지지만 애프터서비스 컴퓨터 교육 등 부가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에 큰 손해는 아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통부 관계자는 “초저가 대기업PC는 싼 만큼 어떤 형태로든 비용을 물게 돼 있다”며 “인터넷PC는 내달 출시된 이후 업체간 경쟁에 따라 가격이 떨어지고 성능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로서는 성급하게 선택하기 보다는 시장의 추이를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만 지진의 여파로 D램 가격이 급등해 인터넷PC가 100만원 미만에 출시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 참여업체와 정통부는 예정된 가격에 출시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정통부 관계자는 “D램값은 올랐지만 CPU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에 큰 영향이 없고 특히 참여업체들의 구매력을 이용, 부품 공동구매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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