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로봇시대/발달사]80년대 지능등 급성장

  • 입력 1998년 2월 25일 07시 20분


45억년이라는 기나긴 지구의 역사에 인간이 족적(足跡)을 남긴 기간은 불과 약 2백만년. 로봇이 등장한 것은 물론 이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은, 최근의 일이다. 1922년 체코의 희곡작가 카렐 차페크는 자신의 작품 ‘롯섬의 유니버설 로봇’에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인간보다 두배 이상 열심히 일하는 기계’를 등장시켰다. 그는 강제 노역을 뜻하는 체코어 ‘로보타’를 본떠 이 기계에 ‘로봇’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후 수많은 로봇이 등장했다. 터미네이터를 비롯한 최근 SF에서는 인간에 대한 반란을 꿈꾸는 적대적인 로봇까지 창조됐다. 실제 로봇이 등장한 것은 그보다 훨씬 늦다. 61년 미국의 제너럴모터스사에서 공작물을 옮겨주는 산업용 로봇이 등장하면서부터. 이후 반복되는 단순 작업을 수행하는 수많은 산업용 로봇이 나왔다. 이들은 대부분 인간의 팔 모양을 흉내내고 있다. 지금까지도 로봇의 ‘머리’에 문제가 있지만 로봇이 동물처럼 유연하게 움직이는 것도 어렵다. 최근까지 바퀴가 로봇의 ‘발’ 노릇을 해온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로봇 기술은 80년대 들어서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사물을 감지하는 센서 기술과 판단을 가능하도록 해준 마이크로프로세서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 인간과 모습이 유사하고 자율적인 능력을 가진 로봇에 관한 연구가 최근 활발하다. 연구의 중심은 미국의 MIT대와 일본의 와세다대. 주요 연구 테마는 인간의 행위를 흉내내 장애물을 보고 피하는 등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센서 시스템과 몸체 노릇을 하는 하드웨어. 또 이를 움직이는 관련 소프트웨어에 대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센토1호’를 발표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가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인간에게 대항하는 로봇이 등장할 수 있을까. KIST 휴먼로봇센터 이종은박사는 “현재의 연구 속도로 볼 때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로봇은 가까운 미래에 나오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홍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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