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화업체,환차손 『한숨』…통화 많을수록 적자 늘어

  • 입력 1998년 1월 9일 19시 51분


“국제전화 광고는 하고 있지만 속이 쓰립니다.” 한국통신 데이콤 온세통신 등 국제전화업체는 요즘 전화 이용자가 통화를 하면 할수록 적자가 발생, 울상을 짓고 있다. 가령 한국통신의 001 국제전화로 미국에 1분 통화한다면 가입자가 한국통신에 내는 국제전화요금은 5백64원. 반면 한국통신이 미국 AT&T에 미국내 전화시설 사용료로 주는 돈은 0.43달러로 환율이 1천7백원일 때 7백31원이다. 한국통신은 가만히 앉아서 1분에 1백67원씩 손해보는 것이다. 다행히 한미간은 미국에서 한국으로 걸려오는 통화가 2.5대 1로 많아 달러를 버는 편이지만 중국 유럽 아시아 등에는 거는 전화가 압도적으로 많아 전체적으로는 한국통신이 외국업체에 지출하는 정산료 비중이 53대 47로 크다. 한국통신은 지난해 정산료로 5백50억원의 적자를 봤다. 데이콤과 온세통신도 마찬가지. 데이콤은 지난해 2백억원의 정산료 적자를 기록했고 온세통신도 1백억원의 적자를 냈다.더구나 온세통신은 사업을 시작한지 석달밖에 되지 않아 전체 통화량의 100%가 발신전화여서 매출액보다 정산료 지출이 많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장사를 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연말에만 환차손이 컸을 뿐 전체적으로 9백원대의 환율을 유지했으나 올해는 연초부터 환율이 1천7백원대로 올라 이대로 가면 적자폭이 3개 업체를 합쳐 1천5백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요즘 광고량을 줄이고 마케팅에도 소극적이다. 브랜드 이미지와 시장점유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광고는 하지만 매출이 늘수록 적자폭이 커져 신바람이 나지 않는다는 것. 데이콤의 한 관계자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환율이 내려가거나 국제전화요금을 올리는 것이지만 당장 업계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업체들은 “외국에 나가서 국내로 전화를 걸 때 국제전화업체들이 발행하는 카드나 선불카드 고국교환원통화(HCD)를 활용하면 국내업체들의 환차손도 줄이고 이용자도 싼 요금으로 국제전화를 이용할 수 있다”며 적극 권장하고 있다. 〈김학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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