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적체 PCS단말기, 새모델 70만원으로 대폭인상

  • 입력 1997년 11월 28일 20시 20분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와 가입자는 봉인가』 단말기 공급부족에 시달려온 PCS사업자들이 이번에는 삼성전자 LG정보통신 등 장비업체들의 기습적인 단말기 가격 인상조치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은 18일과 17일 각각 새 PCS 단말기 설명회를 갖고 12월부터 출시할 새 모델의 가격을 기존 제품보다 15만∼20만원 올린 70만원대로 책정했다. 삼성은 「SPH―2000」모델을 75만원선에 내놓기로 했으며 LG는 「LGP―5000F」모델을 70만원선에 공급하겠다고 PCS 사업자에게 통보했다. 이에 따라 PCS 가입자들의 단말기 구입비 등 초기 부담도 40만원에서 60만원대로 껑충 뛰어오르게 됐다. 그동안 삼성과 LG로부터 50만원대에 단말기를 공급받아 가입자에게 36만∼38만원선에 공급해왔던 한국통신프리텔 한솔PCS LG텔레콤 등 PCS 3사들은 장비업체들의 이같은 일방적인 가격 인상조치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단말기공급도 제때 하지 못하면서 신제품을 핑계로 가격을 올린 것은 공급자 우위의 일시적인 시장구조를 이용한 횡포라며 그렇지 않아도 단말기를 비싼 값에 구입, 한대 20만원 이상 손해 보면서 가입자에게 공급하는 마당에 장비업체들이 일방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은 자사 이기주의의 전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서비스업체들은 새 단말기에 음성인식 등 단순 기능을 추가하고서는 15만∼20만원이상 가격을 올린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비업체들의 단말기 공급가격 인상으로 가입자들의 초기 부담액도 현행 40만원선에서 60만원수준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가입자들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을 전망. 여기에다 올 연말에 가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됐던 단말기 부족문제도 현재로선 해결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 지난 10월 상용서비스 개시이후 27일 현재 PCS3사가 확보한 예약가입자는 3백50여만명. 3사가운데 LG텔레콤만이 20여만명에게 단말기를 공급하고 한국통신프리텔과 한솔PCS는 겨우 15만명에게 단말기를 나눠주는데 그쳐 각사마다 1백만명 이상의 예약가입자를 안고 있다. PCS 3사는 당초 11월부터는 장비업체들이 하루 1만여대씩을 납품하기로 되어있었으나 겨우 3천∼5천여대만을 공급하고 있다고 불평을 터뜨리고 있다. 장비업체들이 생산물량을 실제보다 뻥튀기해 능력밖의 공급약속을 함으로써 서비스 운영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PCS 3사들은 연말까지 단말기 공급이 제때 되지 않으면 장비업체에 지체 보상금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PCS 업체들은 단말기 부족과 가격인상으로 초반부터 PCS 사업 자체가 흔들리지 않을까 크게 노심초사하고 있다. 〈김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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