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키드」조성준군]「정품 제일주의」고집하는 「황소」

  • 입력 1997년 6월 24일 08시 10분


17세. 아직 어린 나이. 하지만 「용산 키드」 조성준군은 나름의 원칙을 갖고 있다. 단순하지만 어른들이 잊어버리기 쉬운 평범한 사업 철학이다. 우선 「정품 제일주의」. 그는 절대 중고부품을 쓰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용산 제품에 대한 불신이 퍼져 있죠. 일부 업자들이 중고부품이나 「삐짜(B급)」를 쓰기 때문이에요. 전체적인 이미지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절대 득이 안되죠』 물건을 팔 때는 살 사람이 보는 앞에서 하나하나 설명해주면서 조립한다. 흔히 액세서리로 여기는 마우스나 키보드는 자신이 손해를 보더라도 최고급품을 권한다. 사용하기 쉽게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제품을 써야 몸이 덜 피로하다는 경험 때문이다. 「손님이 왕이다」라는 고전적인 믿음도 있다. 손님에게 예절을 갖춰 깍듯이 대하는 건 기본. 게다가 「황소119」라고 이름붙인 24시간 문답코너를 운영한다. 물론 상담원은 한 명 뿐이지만 말이다. 손님이건 아니건 의문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상담을 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컴퓨터가 말을 안들으면 얼마나 답답한지 스스로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손님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 외모에도 신경을 쓴다. 옷도 깔끔하고 어른스럽게 입고 머리도 무스를 발라 다듬는다. 사업의 성패는 사소한 곳에서 판가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용산 경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소문에도 그는 의연하다. 하루에 서너개씩 점포가 문을 닫는다고 하지만 실력이 있고 열심히 하면 절대로 망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032―348―2984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