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名馬 「시거」복제 추진…16연승기록 2백억짜리

  • 입력 1997년 3월 14일 20시 20분


최근 스코틀랜드 과학자들에 의한 양(羊)복제가 세계적인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종모마로 쓰여온 세계 최고의 경주마에 대한 복제가 추진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2천5백만달러(약 2백15억원)이상의 가치를 지닌 당대최고의 미국산 경주마 「시거」. 14일 외신에 따르면 올해 일곱살인 이 말의 전주인으로 소유권을 되살 권리를 가지고 있는 앨런 폴슨은 최근 한 미국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말의 복제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력히 시사했다. 폴슨은 『종모마로 활용되고 있는 「시거」의 생식능력이 극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이 말의 성기능회복이 불가능한 만큼 대안으로 복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시거」는 지난해말 현역에서 은퇴한 뒤 1천만달러(약 86억원)의 「헐값」에 켄터키의 종모마목장으로 팔려가 20여마리의 암말과 합방했으나이중 한마리도 수태에 성공하지 못해 큰 충격을 주었다. 근대 경마사상 최다연승타이기록인 16연승에 95년과 96년 연속 「올해의 경주마」로 선정됐던 「시거」는 혈통을 중시하는 경마의 속성상 거물급 2세를 생산할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던 것이 사실. 그러나 복제계획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양복제에 성공한 스코틀랜드 로슬린연구소의 해리 그리핀박사는 『복제에 성공한 것은 양일 뿐 다른 종(種)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라며 달갑잖은 반응을 보였다. 수의학 전문가들도 복제된 말의 후손에게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경계했다. 무엇보다도 미국의 경마를 주관하는 자키클럽의 현행규정은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말은 경주에 나설 수 없도록 못박고 있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하지만 전세계 경마팬중 상당수가 「시거」의 부활을 염원하고 있는데다 복제에 따른 엄청난 수익을 둘러싼 관계자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이 말의 복제론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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