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잊게 하는 서늘한 바람… 성게알-참치가 지친 몸 달래줘

조성하 전문기자 입력 2018-08-04 03:00수정 2018-08-04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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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하 여행전문기자의 休]日 아오모리의 맛과 멋
포구 선착장에 선 여인을 호위하듯 도열한 저 해안단구는 이 호토케가우라에서도 ‘오백나한’이라 이름붙여진 절벽. 2300만 년의 장구한 세월이 빚어낸 이 비경을 일본인들은 ‘부타가우라’(佛陀ケ浦 부처의 포구)라 부르며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 모두에 불가의 이름을 붙여 부른다. 높이가 90m에 이르는 이 비경의 해안단구는 2km가량 이어지고 사람들은 그 모습을 유람선으로 둘러본다. 조세현 작가 제공
큰 섬 네 개로 구성된 일본 열도. 최북단 홋카이도(北海道)∼최남단 오키나와(沖繩)는 거리가 무려 3008km에 항공기로 네 시간이나 걸릴 정도로 멀다. 그런 일본은 해안선도 길어 세계 6위(2만9751km). 대륙 호주(2만5760km·세계 7위)를 능가하고 우리(2798km)는 그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해안선은 어업과 직결된다. 길수록 발달해 산업 비중도 크다. 우리는 조선시대 내내 바다를 등졌다. 선비 중심 유교사회에서 바다는 사람 살 곳이 아니었다. 그런데 일본은 달랐다. 그 바다를 껴안았다. 먹고살 것이 부족한 오지일수록 더했다. 최대 섬 혼슈(本州) 최북단 아오모리(靑森)현이 그랬다.

그 위치를 보자. 북위 40도 12분∼41도 33분. 한반도 최북단 함경북도의 함흥(39도 54분)∼청진(41도 46분) 어간이다. 이쯤 되면 아오모리가 어떤 곳인지 알 만하다. TV에서 일본 어부의 참치잡이 다큐멘터리를 본 이라면 이미 안다 할 수 있다. 그 무대인 오마(大間)가 혼슈 최북단의 아오모리현 꼭대기다. 지명은 앞바다(쓰가루해협)가 홋카이도와 혼슈 ‘사이’(間·간)라는 데서 왔다. 한창 덥던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반, 서울과 이곳 기온을 비교해 보았다. 서울 33도, 오마 22도. 이날 하루 오마자키(大間崎)는 19∼24도로 서울에선 에어컨을 온종일 틀어야 겨우 유지할 실내온도를 유지했다. 그러니 이 하나만으로도 한여름 아오모리를 찾을 이유는 분명하다.

왼쪽부터 4대 식당 가와요시의 장어덮밥, 누이도 식당의 우니동, 오만조쿠 식당의 마구로동. summer@donga.com
지금 찾는다면 엄청난 특전을 누린다. 주머니 사정 걱정 없이 성게알(우니)을 마음껏 맛볼 수 있다. 지금이 채취 시즌(7월 초∼8월 20일)인 덕분. 이후에도 없진 않지만 맛이 떨어진다. 막 꺼낸 성게알은 평소 우리가 맛본 것과 완전히 다르다. 모양 유지를 위한 첨가제를 넣지 않아 아이스크림처럼 살살 녹는다. 오마산 혼(本)마구로 잡이도 지난달부터 시즌(내년 1월까지)에 돌입했다. 이런 참치와 성게알 산지는 아오모리현 동편(태평양)의 시모키타(下北)반도. 지도를 바탕으로 이곳의 다양한 먹을거리와 맛집을 소개한다(아오모리 기점 시계 방향).

①아오모리시: 쓰가루의 참맛과 장어덮밥, 시장통의 DIY(Do It Yourself) 회덮밥이 특미. ◇콘미도(Conmideux): ‘콘미도’는 쓰가루 지방(아오모리현 서편) 사투리로 ‘바로 이 맛이야’. 고급스러운 주택 거실에서 식사를 하는 홈 레스토랑. 모녀가 단둘이 조리와 운영을 맡고 있다. 예약 손님만 받는 오마카세(お任せ) 스타일. 소박한 맛의 쓰가루 음식을 정성껏 담아 미각과 품격이 넘치는 식탁으로 이끈다. ◇가와요시(川よし): 대물림으로 현 장소에서만 50년째 장어를 굽는 마스자키 도시오 씨(76)의 80년 역사 식당. 장어는 주문 즉시 굽고 숯은 너도밤나무로 만든 빈초탄(備長炭)만 쓴다. 장어덮밥은 칠기반합에 담아내는데 다레(간장 소스)가 스며든 부드러운 살이 입안에서 녹아나는 느낌은 절대 잊을 수 없다. 아들(4대)과 함께 운영. 혼마치 3초메. 오전 11시∼오후 7시 반 영업(토·일 쉼). ◇놋케동(のっけ丼): 놋케(のっけ)는 ‘(물건을 집어서) 위에 놓은’이란 뜻. 시장통 점포마다 다듬어 둔 생선 살과 알, 계란 등을 먹을 만큼 쿠폰으로 구입해 밥 위에 얹는 DIY 회덮밥. JR아오모리역에서 5분 거리의 ‘아오모리 교사이(魚菜)센터’(후루카와 시장) 명물. 쿠폰 묶음(100엔·500엔)은 입구에서 판다. 시장 내 식탁에서 먹는데 반주는 불가. 개장 오전 7시∼오후 4시, 화요일 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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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가니타(蟹田)항: 무쓰(むつ)만 횡단페리(차량 운송) 부두. 하루 4편(8월 11∼17일 6편) 운항. 1시간 소요. 히가시쓰가루(東津輕)군 소재.

③와키노사와(脇野澤)항: 시모키타반도 남단의 무쓰만 횡단페리 부두(무쓰시)

④호토케가우라: 일본 최고 비경에 드는 해안 단애. 뱃길이 유일한 접근로. 근방(남쪽) 우시타키(牛瀧)항에서 유람선으로 15분. 유리 바닥의 유메노카이추호에선 성게로 뒤덮인 바다 바닥을 볼 수 있다.

⑤후쿠우라(福浦): 우니동(성게덮밥) 식당 누이도(ぬいどう)가 있는 포구. 블록 담의 소박한 건물에서 할머니 세 분이 우니동 이쿠라동(연어알덮밥) 가부키동(생선회+성게알+연어알)을 낸다. 성게 산지라 1500엔(약 1만5000원)짜리 우니동에도 성게알이 듬뿍 올려진다. 우시타키항에서 국도(북행)로 13km. 가니타항에서 첫 배를 타야 호토케가우라 관광 후 여기서 점심을 먹게 된다.

⑥사이(佐井)촌 해안경관도로: 국도 338호선 후쿠우라∼오마자키 구간(33km)은 비경의 드라이브 코스. 무쓰만 바다와 하늘을 가르며 북방의 쓰가루해협을 향한다.

⑦오마자키(大間崎): 혼슈 최북단의 곶(串·바다로 돌출한 지형). 여기서 잡힌 역대 최대급 혼마구로(400kg) 기념상이 있다. 그 앞 등대섬은 벤데토. 그 뒤로 홋카이도 땅이 보인다. ◇오(마)만조쿠(大間滿足)식당: 2013년 도쿄 쓰키지(수산시장) 신년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kg당 866만 원) 오마 혼마구로(222kg·약 19억2325만 원)를 낚은 어부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전문 식당. 참치기념상 앞에 있다.

⑧가자마우라(風間浦)촌: 일본의 영산(靈山) 오소레잔산 자락의 포구 마을. 오징어와 ‘안코(鮟鱇·아귀)잡이로 이름났다. 근처에 시모후로(下風呂) 온천과 성게잡이 체험공원(유카이무라 간코니엔)이 있다. ◇와이도노키(わいどの木): 아오모리 상징목(木)인 노송나무(히바·ひば 혹은 히노키)로 가구 등 소품을 제작하는 체험공방 겸 제재소(주인 무라구치 요타로·村口要太朗). 피톤치드가 많아 ‘약(藥)나무’라 불리는데 여기선 잘게 썬 히바 조각을 채운 히바 욕조에서 향욕(香浴) 체험도 한다. 히바로만 지은 펜션도 운영.

⑨시모후로(下風呂) 온천: 혼슈 최북단 온천마을. 다양한 해산물 요리로 유명. ◇료칸사가(さが): 아귀 회와 나베(냄비) 요리로 구성된 ‘가자마우라 안코 런치세트’(5000엔·세금 별도) 제공. ◇관광호텔 미우라야(三浦屋): 유황천, 단순천 두 종의 온천욕탕을 갖추고 해물 가이세키 요리를 낸다.

⑩무쓰(むし)시: 시모키타반도 중심(주민 7만5000명). 서안해양성기후로 한여름에 시원하다. ◇시모키타 메이산(名産)센터: 시모키타반도의 채소 과일 생선만 파는 특산물 시장. 단체 관광객 식당도 있는데 연어알을 철철 넘치게 덮어주는 이쿠라돈부리(덮밥·2500엔·사진)는 평생 잊지 못할 정도로 인상적이다. ◇하치노헤야(八戶屋): 가업 4대(95년째)의 난부가(南部家) 데야키(手燒)센베이(煎餠)의 명가. 시내 본점엔 무쇠 틀 두 개를 겹쳐 손으로 구워내는 데야키센베이 점포가 있는데 센베이엔 땅콩이 절반. 치즈카레맛 등 센베이가 50종이나 된다.

조성하 전문기자 아오모리현(일본)에서 summer@donga.com
#오백나한#성게#참치#일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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