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배달 일을 하며 5년간 2억 원 넘게 저축한 20대 청년의 사연이 화제다. 극단적 노동과 절약이 만든 성과와 그 이면의 현실을 짚는다. ⓒ뉴시스
중국에서 배달 일을 하며 5년 만에 2억 원이 넘는 자산을 모은 20대 청년의 사연이 공개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개인의 극단적인 절약과 노동이 경기 침체 속 중국 청년 노동시장의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장쉐창(张学强·25)은 2020년 상하이에서 배달 일을 시작해 지난 5년간 총 140만 위안(약 3억 원)을 벌었고, 이 중 112만 위안(약 2억3600만 원)을 저축했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노동에 쏟고 생활비를 극도로 줄인 결과다.
● 빚 떠안고 배달행…하루 13시간 ‘주문왕’으로
장 씨는 고향 푸젠성 장저우에서 친구와 함께 운영하던 아침 식사 가게가 폐업하며 5만 위안의 빚을 떠안았고, 이를 갚기 위해 상하이로 향했다. 이후 배달 기사로 일하며 매일 오전 10시 40분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하루 약 13시간씩 주 7일 근무를 이어왔다.
그는 한 달 평균 300건 이상의 주문을 처리한다. 주문 한 건당 평균 소요 시간은 25분으로, 배달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이동 중에는 거의 뛰다시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하루 약 13시간, 주 7일 일한다”며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을 배달에 쓴다. 생활에 꼭 필요한 생필품 외에는 다른 지출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 같은 근무 태도 덕분에 그는 동료들 사이에서 ‘오더 킹(Order King)’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장 씨와 함께 일하는 상하이 민항구 배달소 책임자 옌(Yan)은 “그는 말수가 적고 배달에만 전념한다. 걷는 모습을 본 적이 없고 항상 뛰어다닌다”며 “배달 업계에서는 더 열심히 일할수록 수입이 늘어나지만, 장 씨처럼 극도로 성실하면서도 검소한 경우는 드물다”고 평가했다.
● 배달로 모은 자산, 다시 창업으로…중국 청년의 현실
장 씨는 모은 자산을 바탕으로 재창업을 준비 중이다. 그는 내년 상반기 80만 위안(약 1억6000만 원)을 투자해 상하이에 아침 식사 가게 두 곳을 열 계획이라며 “실패했지만 다시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사연을 접한 중국 누리꾼들은 “정말 대단하다. 내 우상이다”, “젊은이들의 훌륭한 본보기다. 번 돈 모두가 노력의 결과”라며 호평을 보냈다. 반면 “목숨을 걸고 번 돈이라 따라 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편 장 씨는 경기 침체 속에서 배달 업계로 유입된 수많은 중국 청년 노동자들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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