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앙지 탈출 주민 “마을 다 무너져… 아무것도 없다”

  • 입력 2008년 5월 15일 19시 57분


중국 쓰촨(四川) 성 두장옌(都江堰) 시에서 북쪽으로 약 9㎞ 떨어진 쯔핑푸(紫坪鋪) 댐.

높이 156m, 너비가 300~400m정도 되는 댐 위 2차 선 도로 곳곳에 10~40㎝ 길이의 균열이 생겼고. 댐 경사면에는 뜯겨 나간 철제 난간들이 어지러이 널려 있었다.

쓰촨 성 정부는 쯔핑푸 댐이 붕괴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지만 15일 하루 종일 이곳은 진앙지 원촨(文川) 현으로 들고 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원촨 현으로 통하는 유일한 도로이기 때문이다.

원촨 현에서 6~7시간을 걸어 댐까지 도착한 여우샤오룽(遊曉龍·45) 씨는 "마을이 거의 다 무너졌다. 그곳엔 이제 아무것도 없다"고 힘없이 말했다.

청두(成都) 시에서 온 위젠궈(玉建國·34) 씨는 가족을 찾으러 고향인 원촨 현으로 들어가려던 참이었다. 그는 "차가 더 이상 못 가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40~50㎞는 걸어서 가야 한다"고 무거운 배낭을 고쳐 멨다.

이번 강진으로 직접 피해를 입은 주민이 쓰촨 성에서만 10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신화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지진 피해를 입은 지역은 청두(成都) ¤양(綿陽), 더양(德陽) 등 6개 시로 면적(6만 5000㎢)이 남한(9만9000㎢)의 약 3분의 2이며, 50만 채 이상의 주택이 무너졌다.

중국 정부는 도로가 끊긴 원촨 현 잉수(映秀) 진 등 일부 피해지역에 헬기 등을 이용한 군 부대의 투입과 구호 물자의 공급 등 '공중 작전'에 나섰다. 구호 및 복구에 투입된 군과 무장경찰의 수도 13만 명으로 늘었다.

인민해방군은 현재 투입된 20대의 헬기 외에 60대의 군용 헬기와 30대의 민간헬기를 더 투입하기로 했다. 군은 전국에서 1만1420명의 병력을 항공기를 이용해 청두(成都) 인근으로 공수했다. 또 10개 피해지역에 300여 차례에 걸쳐 군 병력을 낙하산으로 투하했다.

쓰촨 성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주자이거우(九寨溝)에선 관광객 50여 명이 사망했으며 관광객 1만여 명이 아직도 고립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외국의 물질적 원조만 받아들이던 중국이 처음으로 일본 구조대원들에게 입국을 허용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외교부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에서 일본 구조대원들의 지진 피해 지역 진입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쯔핑푸(두장옌)=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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