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아버지 살리자” 두 아들 동시 간이식

  • 입력 2005년 9월 27일 03시 15분


간경화 환자인 아버지를 위해 동시에 간 이식에 나선 두 아들과 어머니. 왼쪽부터 장남 이광진 씨, 어머니 김승희 씨, 주영 군. 광주=연합뉴스
간경화 환자인 아버지를 위해 동시에 간 이식에 나선 두 아들과 어머니. 왼쪽부터 장남 이광진 씨, 어머니 김승희 씨, 주영 군. 광주=연합뉴스
간경화 말기인 50대 아버지를 위해 두 아들이 동시에 간을 이식하려고 수술대에 오른다.

광주 공군 제1전투비행단에 근무 중인 이광진(20) 일병과 전남 나주 금성고 3년 주영(19) 군 형제는 27일 서울아산병원에서 간을 떼어내 아버지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받는다.

농협에 다니는 아버지 이대식(50) 씨는 2002년 12월 병원을 찾았다가 간경화 초기 진단을 받았다. 시간이 갈수록 이 씨의 간은 굳어갔고 최근에는 간 이식 외에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장남 광진 씨는 지난달 조직검사를 통해 ‘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간이 일반인보다 작아 간 전체를 이식받아야 하는 아버지의 수술은 불투명했다. 이에 차남 주영 군이 선뜻 간을 떼어내겠다고 나섰다.

주영 군은 “수시모집에 응시를 했기 때문에 대입이 큰 부담이 되지 않은 데다 무엇보다 지금껏 길러 주신 아버지에게 꼭 필요한 것을 드리고 싶어 형과 함께 간 이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어머니 김승희(44) 씨는 병상의 남편을 대신해 집 근처 대형 할인매장인 빅마트에 다니며 어렵게 생활을 꾸려가고 있지만 6000여만 원이 넘는 수술비가 큰 부담이다.

이 사정을 전해들은 빅마트에서는 직원을 상대로 모금활동에 나서 1000만 원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