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6세, 교리엔 엄격해도 가슴 따뜻한 남자

  • 입력 2005년 4월 20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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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리 문제에는 엄격하고 보수적이지만 정이 많고 따뜻한 사람.’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된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은 1927년 4월 16일 독일 남부 마르크틀암인에서 태어났다. 공교롭게도 부모의 이름은 요제프와 마리아. 태어날 때부터 예수의 후계자가 될 운명을 타고났는지 모른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1946년부터 독일 뮌헨대와 프라이싱대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다. 1951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에도 학업에 정진해 1953년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1957년 대학교수 자격을 취득한 뒤 1969년까지 프라이싱, 본, 뮌스터, 튀빙겐대 등에서 교리와 신학을 가르쳤다.

보수주의자로 알려져 있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1962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참여한 그는 개혁에 저항하는 성직자들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1968년 68학생운동의 파고를 겪은 뒤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그것은 인간자유와 위엄에 대한 과격한 공격이었다”고 회고했다.

1977년 뮌헨 대주교에 오른 그는 4개월 만에 추기경에 임명됐다. 1981년부터는 교황청 신앙교리성성(聖省) 수장으로 정통 교리의 수호자 임무를 맡았다.

그와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그를 “세련되고 생각이 열린 사람” “어려운 일도 동요하지 않고 척척 해내는 사람”으로 기억했다. 디터 헨리히 당시 레겐스부르크대 총장은 “회의에서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다가도 라칭거 부총장이 한 마디 하면 분위기가 정리되곤 했다”고 회고했다.

한편으로는 겸손하고 가정적인 사람이다. 바티칸에 온 뒤에도 매년 4차례 이상 고향에 들렀고 수시로 형과 안부를 나눴다. 막역한 사람에게도 ‘너(du)’라고 하기보다 ‘당신(Sie)’이라고 존칭을 사용한다.

그는 교황청의 2인자였음에도 64번 버스 종점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사무실까지 매일 걸어서 출근했다. 18년 동안 한결같았다. 수수하게 차려 입고 있어서 여행객들이 그를 멈춰 세우고 길을 묻기도 했다.

그는 10개 국어를 읽을 수 있다. 그중 프랑스어를 포함해 4개 국어는 능통하다. 쉬는 시간에는 피아노를 치며 베토벤을 좋아한다. 모차르트 음악에 대해 “인간 경험의 모든 비극을 담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등산을 제외하고는 과격한 운동은 즐기지 않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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