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참사 3주년]뉴욕은 지금 유리빌딩 붐?

  • 입력 2004년 9월 7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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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9·11테러’ 이후 많은 건물이 콘크리트 벙커처럼 지어질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도 나왔지만 실제로 뉴욕에선 유리를 사용한 고층빌딩이 더 많이 들어서고 있다. 테러로 무너지면서 유리창 수천장이 모두 깨진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 옆에 새로 지어지는 WTC 7빌딩이나 브롱크스 형사법원 복합건물 등이 대표적 사례.

엔지니어와 건축가들이 1992년 허리케인 피해, 1995년 오클라호마시 폭발사건 및 WTC 붕괴에서 교훈을 얻어 개발한 ‘유리 커튼월(curtain wall) 공법’은 강화 유리창이 외부의 폭발 충격을 막아주고 유리 파편을 만들어 내지 않는 장점이 있다.

담금질을 거친 합판처럼 얇은 판을 겹쳐 만든 유리를 알루미늄 커튼이나 그물처럼 생긴 철강 케이블 사이에 끼워 넣은 유리 커튼월은 폭발 충격 흡수력이 뛰어나 모양이 약간 일그러질 뿐 깨지지 않고 크게 변형되지도 않는다.

유리 기술의 발달로 강화유리는 외견상 보통 유리와 거의 구별되지 않는다.

유리 커튼월 공법은 폭발에 견딜 수 있는 건물을 수십 년간 연구해온 엔지니어링 회사인 미국 와이드링거 어소시에이츠가 1998년 폭발실험을 거쳐 실용화했다.

건축가들은 “지금의 건축은 테러시대에 안전을 가장 우선시해야 할 뿐 아니라 사무실에 더 많은 햇빛을 끌어들여 에너지를 절약해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고 강화유리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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