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이 바뀐다]<下>EBS강의 ‘절반의 성공’

입력 2004-04-27 18:52수정 2009-10-09 23:54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교육방송(EBS) 대학수학능력시험 강의는 수험생의 학업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적지 않다.

하지만 EBSi 사이트 접속자가 줄어들고 있으며 일부 강의 교재가 급조돼 출간되는 등 아쉬운 점도 있다. 강의 접속률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보완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 교사와 학생들은 EBS 강의 내용이 실제 수능 출제에 어떻게 반영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은 교육인적자원부가 보다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절반의 성공=한 달 가까이 실시되고 있는 EBS 수능 강의는 일단 학생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EBSi 사이트의 회원 가입자는 27일 현재 약 74만명으로 올해 수능 응시생 수(67만여명)를 넘어섰다. 신규 회원 가입자가 요즘도 매일 1만여명씩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1시간대 최대 접속자 수는 8일 14만856명에서 26일 7만892명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에 대해 EBS측은 “실제 이용자만 접속하고 있으며 강의를 내려받아 공부하는 수험생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BS 강의의 질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수강생 김민정양은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사회탐구 ‘법과 사회’ 과목에 부담이 많았는데 강의를 들어보니 재미있어 앞으로 열심히 들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매일 EBS 강의를 듣는다는 서울 경인고 3학년 전준성군(18)은 “언어영역 강의에 다양한 지문이 등장하기 때문에 굳이 학원에 가지 않아도 될 것 같고 외국어영역도 정리가 잘 돼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 한성과학고 박종호 교사는 “강사들이 실제 수능의 출제 경향에 맞춰 강의하고 있어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런 점이 아쉽다=방송 강의의 특성상 수강생의 집중력이 쉽게 떨어진다는 비판이 많다. 특히 강사의 말이 조금 느리면 수강생들은 강의의 질과 상관없이 지루하게 느끼기도 했다. 따라서 강사들이 수강생의 주의를 끌기 위한 다양한 강의 기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강의 내용이 ‘상 중 하’ 등 3단계로만 구분돼 있어 수강생의 다양한 수준에 맞추기 힘든 것도 빨리 극복해야 할 과제다. 경기 B고 강모 교사는 “수준별 수업이 실시되고 있지만 상위권 학생들은 강의가 쉽다고 하고 하위권 학생들은 전혀 강의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EBS가 올 하반기에 도입하기로 한 ‘1 대 1 상담교사’ 등 수강생이 모르는 내용을 질문하는 코너를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일부 교재는 강의를 불과 10여일 앞두고 만들어지기도 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비판도 있다. 또 시판 중인 참고서 내용을 짜깁기한 흔적이 있는 교재도 있고 내용을 틀리게 설명한 교재도 있다는 것이다.

서울 P여고 박모 교사는 “교재가 급하게 만들어진 탓인지 내용이 부실한 문제가 꽤 있다”며 “EBS 교재에 나온 지문 가운데 좋은 내용만을 따로 골라 교재를 만들어 학생들을 지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수강생들은 또 △질문 응답 게시판에 검색 기능을 추가하고 △동영상의 속도와 화질을 개선하며 △강의를 보다 신속하게 인터넷에 올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어떻게 활용할까=EBS 강의 내용을 수능 출제에 연계하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너도나도 EBS 강의를 듣고 있지만 실제 이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 많은 수험생은 방대한 양의 EBS 강의를 모두 들어야 하는지, 교재만 봐도 되는지 불안해하고 있다.

학부모 정모씨(44)는 “고교 3학년생인 아이가 EBS 강의를 듣지 않고 혼자 교재로만 공부하고 있다”며 “교재만 봐도 수능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EBS 강사들은 학생 스스로가 필요한 강의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수업을 듣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또 강의를 듣기 전에 반드시 예습을 하고 수강한 뒤에는 복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BS에서 수리영역을 강의하는 경기고 임영훈 교사는 “먼저 교재를 보고 공부한 뒤 강의 수준을 파악해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단원을 선별적으로 수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BS 외국어영역 송인수 강사(종로학원)는 “상위권 학생들은 취약한 대목만 골라서 강의를 듣고 중하위권 학생들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강의를 들은 뒤 한 단계 높은 문제를 풀어보면서 취약점을 점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