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 어떻게 치루어지나]본선

  • 입력 2004년 3월 12일 15시 51분


선거의 해 7,8월에 전당대회가 끝나면 양당은 3개월 동안 전국적인 선거운동을 전개한다. 미국 헌법 제2조 2항은 <각 주는 그 주가 연방의회에 보낼 수 있는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총수와 동수의 선거인을 그 주 의회가 정하는 바에 따라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해 미국인들은 내년 11월 2일 직접 대통령을 뽑는 게 아니라 대통령을 선출할 선거인(elector)을 뽑는 것이다.

A)선거인단(Electoral College) 제도의 도입 배경과 의미

간선을 하게 된 이유는 크게 △인구가 작은 주들이 직선에 반대했고 △당시 국민 교육 수준이 직접 훌륭한 대통령을 뽑을 수 있는 능력이 없었고 △교통수단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이유도 있다. 첫째 투표 자격이 없는 다수 노예를 보유한 남부의 주들이 반대했고, 둘째 인구가 적은 주들이 영향력 감소를 우려해 반대했고, 셋째 직선할 경우 국민투표제적 대통령제(plebiscitary presidentialism)를 초래해 대통령 개인에게 지나친 권력을 집중시켜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선거인단 도입의 적극적인 의미를 정리하면,

첫째 연방제적 성격이다.

둘째 최소한 과반수 지지를 획득해야만 당선되게 함으로써 연방정부 수반의 정통성을 확보하려 했다. 즉, 유권자 득표수에 있어서는 과반에 못 미친다 하더라도 선거인단 표에 있어서는 과반을 차지한 후보가 당선되게 한 것이다.

물론 헌법은 선거인단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대통령은 하원에서, 부통령은 상원에서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근세사에 그런 경우는 없었다.

★잠깐

선거인단 선거는 승자독점방식(Winner takes it all) 방식이다. 이게 미국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이다. 그래서 캘리포니아 뉴욕 펜실바니아 일리노이 주 등에서 이기는 게 중요하다. 다만 현재 메인 주와 네브라스카 주에서만 혼합선거결정 방식을 택하고 있다. 상원 몫 2명은 선거에서 한 표라도 이긴 정당이 모두 가져가지만, 하원 몫은 각각의 선거구에서 승리한 정당에게 돌아가게 돼있다.

B) 유권자 등록도 쉽지 않다?

미국의 특징은 유권자 등록의 책임이 정부가 아닌 개인에게 있다는 점이다. 선거일이 되기 전에 가만히 있어도 투표통지표가 집으로 날아오는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르다. 이 제도의 밑바탕에는 건국 초기 헌법 제정자들이 ‘투표는 정치를 이해하는 사람들만이 해야 한다’는 엘리뜨 의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의 투표율은 통상 50%를 조금 상회하는 수준에 불과한 이유 중엔 이처럼 독특한 유권자 등록제도의 영향이 적지 않다. 물론 투표일이 공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저소득층, 노동자, 흑인 투표율이 낮은 것도 이유고, 시대 상황도 있지만...

그래서 소외계층이 오랜만에 자기들 이해와 밀접한 이슈가 등장해 투표를 하고 싶어도 유권자 등록기간이 이미 지나 투표를 할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1992년 등록요건 완화법이 미 의회를 통과했으나 조지 H. 부시 당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1993년 클린턴 정부가 자동차투표등록법을 제정, 운전면허증 발급 때 등록할 수 있도록 했으나 이마저도 상황을 크게 개선시키고 있지는 못한 실정이다.

★잠깐

미국은 1964년 새로운 민권법(The Civil Right Acts)과 1965년 새 투표법(Voting Rights Act)이 제정된 이후에야 성별 인종별에 관계없는 완전선거권이 부여됐다.

흑인들의 경우 남북전쟁이 끝난 뒤 북부에서는 선거권 부여받았으나, 남부 주에서는 1870년 수정헌법 제15조에 의해 잠시 부여받았다가 10년도 채 안돼 짐 크로우(Jim Crow)라는 차별정책에 의해 문자 해독능력 테스트와 투표세가 부과되는 바람에 선거권을 제한받았다. 투표연령은 1971년 수정헌법 26조에 의해 18세.

C)투표방식도 갖가지?

유권자 등록도 그렇지만 투표방식도 가지각색이다.

△직접 전자투표(direct recoding electronic)-은행 현금인출기처럼 버튼이나 화면을 이용해 직접 컴퓨터에 입력시키는 방법. 2000년엔 257개 카운티, 인구의 8.9%가 이용.

△광학용지투표(marksense-optical scan)-수능시험처럼 컴퓨터 펜으로 후보 옆 란의 사각형 타원형 원형에 표시, 광학판독기를 통해 판독, 집계하는 방식. 2000년 선거에서 1217 카운티, 27.2%가 이용

△펀치카드투표 : 번호에 펀치하는 votomatic card, 후보 이름이 적혀있는 용지에 펀치하는 datavote card. 2000년 플로리다 개표 공방은 투표용지 중 구멍이 확실하게 뚫려있지 않을 경우 무효표로 간주할 것인가 여부로 논쟁. 당시 펀치카드방식 24개 카운티, 광학투표가 41개, 기계식 레버투표가 1개, 수동식 용지투표가 1개 카운티. 2000년 선거에서 578개 카운티, 인구 32.4%가 펀치카드 사용했다.

△기계식 레버장치투표 : 점점 사용 않음. 2000년엔 480개 카운티, 18.2% 이용

△종이투표

△혼합투표(mixed method)

D)

★州들의 선거인단 투표용지의 사례


A주
(선거인단 5명)
정당과대통령후보
(부통령 후보)
공화당
조지 W 부시
(딕 체니)
민주당
앨 고어
(조지프 리버먼)
개혁당
헤이글린
(골드하버)
선거인단 후보A B C D EA B C D EA B C D E
주민 투표란 O

B주
(선거인단 10명)
정당과대통령후보
(부통령 후보)
공화당
조지 W 부시
(딕 체니)
민주당
앨 고어
(조지프 리버먼)
개혁당
헤이글린
(골드 하버)
선거인단 후보
주민투표란 O

C주
(선거인단 4명)
정당과대통령후보공화당
조지 W 부시
민주당
앨 고어
(조지프 리버먼)
개혁당
헤이글린
(골드 하버)
선거인단 후보A B C DA B C DA B C D
O

*미국 투표는 형식적으로 각 정당이 지명한 선거인 명부에 올라있는 선거인에게 투표하는 셈이다. 그러나 각 주에서는 대통령 선거일에 과연 어떤 사람들이 민주당 대통령 선거인단 후보명단에 올라있는지, 또 어떤 사람들이 공화당 선거인 후보명단을 구성하고 있는 지 명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명시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예컨대 아리조나 아이다호 캔자스 미시시피 노스다코타 오클라호마 사우스캐롤라이나 사우스다코타 테네시 버지니아 등 11개 주에서는 선거인단 명부를 나열하지만, 그 외 주에서는 투표용지에 선거인단 명부를 기명하지 않는다.

*A 주와 같이 선거인단 후보를 투표용지에 나열하는 경우도 있고, B 주와 같이 선거인단 후보를 투표용지에 나열하지 않고 각 정당의 정당명과 그들의 대통령후보 명단만 나열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승자 독점의 원칙에 의해 A 주는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5표, B 주는 공화당 조지 W 부시가 10표, C 주는 개혁당 헤이글린 후보가 4표를 확보하게 된다.

★주별 선거인단 수

주(州)1991-2000주(州)1991-2000주(州)1991-2000
네바다4네브래스카5노스다코타3
노스캐롤라이나14뉴멕시코5뉴욕33
뉴저지15뉴햄프셔4델라웨어3
로드 아일랜드4루이지애나9메릴랜드10
메사추세츠12메인4몬타나3
미네소타10미시간18미시시피7
미주리11버몬트3버지니아13
사우스다코타3사우스캐롤라이나8아리조나8
아이다호4아이오와7아칸소6
알라바마9알래스카3오리건7
오클라호마8오하이오21와이오밍3
워싱턴11워싱턴DC3웨스트버지니아5
위스콘신11유타5인디애나12
일리노이즈22조지아13캔자스6
캘리포니아54켄터키8코네티컷8
코로라도8테네시11텍사스32
펜실베이니아23플로리다25하와이4

*공화당의 상징은 코끼리, 민주당의 상징은 당나귀이다. 그런데 공화당 지지자는 역시 연구대상이다.

공화당 집계에 따르면 1996년 1990명의 대의원 중 흑인 비율은 겨우 2.6%로, 1994년 의원 선거 때의 5%에 비해서도 절반이나 낮아졌다. 또 남성이 전체 대의원의 63%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즈와 CBS 조사 결과 대의원 5명 중 1명은 실제로 백만달러의 재산을 가진 백만장자였다.

*보통 민주당은 흑인, 카톨릭, 유대인, 남부주민, 여성, 서민층이 주 지지층이고, 공화당은 백인, 프로테스탄트, 중서부 주민, 상류층에 있다고 본다. 특징은 지지계층이 계급 보다는 지역 인종 종교에 의해 구분되는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백인은 1964년 선거를 제외하고는 압도적으로 공화당 후보를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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