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해설]환매 압박에 투신사 매수여력 바닥

  • 입력 1999년 12월 15일 19시 42분


투신권이 환매요구에 시달리면서 매수여력이 줄어 주가가 큰 폭으로 내렸다.

15일 서울증권거래소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39포인트 가량 내려 최근 3일간 유지됐던 1000선이 무너졌다.

증권거래소가 급락하자 코스닥시장의 투자자들도 위축돼 코스닥종합지수도 전날보다 6.44포인트 내렸다.

▼수익증권 만기 도래▼

▽매수세력의 실종〓대형투신사들은 최근 들어 하루최고 2000억원대의 환매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6월경 설정됐던 주식형 수익증권이 사실상 만기가 됐기 때문. 개인투자자들은 이 돈을 찾아 코스닥시장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기관투자자들은 연말결산에 대비해 안정적인 현금자산으로 쌓아두고 있다.

이날 프로그램매수가 1300억원대를 넘어섰음에도 기관투자자들의 순매수규모가 290억원에 불과한 것은 투신권이 환매자금 마련을 위해 1000억원대의 주식을 팔아치웠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투자자들도 지난주말 이후 대부분 펀드결산(book closing)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매매규모가 급격히 줄어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쏟아내는 매물을 받아내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날 22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당분간 950∼1000예상〓기관이나 외국인들이 내년초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는 시황관에는 큰 변함이 없다.

다만 투신권의 환매자금 마련으로 빚어진 수급상의 불안이 올연말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950∼1000사이의 박스권을 점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연말까지 불안 계속▼

KTB자산운용의 장인환(張寅煥)사장은 “수급불안에 따른 일시적인 하락을 이용, 실적이 좋아진 우량종목을 사서 배당을 받고 내년초 상승기를 기다리는 것도 유용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이병익(李炳益)펀드매니저는 “만약 수익증권 환매가 잦아든다면 올해 증시폐장을 3∼4일 앞두고 1000위에서 장을 마감할 가능성도 있다”며 “연말 조정기를 정보통신 인터넷 생명공학 관련주를 매수할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도 숨고르기▼

▽코스닥도 위축〓대우증권 투자정보부 이영목(李永穆)과장은 “전날 미국 나스닥시장이 폭락한데다 국내 거래소시장이 급락하자 코스닥시장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러나 상승세가 끝났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이 과장은 “그동안 쉬지 않고 이어졌던 상승세가 하루이틀 조정을 받고 다시 반등시도를 할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 18일간 상한가행진을 벌였던 새롬기술은 80만주가 거래되면서 전날보다 1000원이 내린 20만5000원을 기록했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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