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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7월 8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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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석기시대에 이미 돌을 갈아서 만든 마제 면도기나 조개 껍데기를 예리하게 다듬은 면도기를 발명했다. 면도기는 이후 오랜 시간을 거쳐 조금씩 발전해오다 20세기초에 이르러 혁명적인전환기를 맞는다.질레트의 ‘안전면도기’가 세상에 나온 것.
질레트 안전면도기의 탄생은 생활 속의 불편을 해결하려는 작은 노력에서 비롯됐다.
19세기말 미국 메사추세츠주에서 다리품을 팔며 살아가던 세일즈맨 킹 캠프 질레트는 매일 아침 번거로운 일이 있었다. 일자형 면도기의 면도날을 자주 갈아야 하는 것도 번거로웠고 조금만 날이 무뎌지면 생살을 베이곤 했던 것.
하지만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이었기 때문에 깨끗한 얼굴은 필수.질레트는 좀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면도기가 없을까 궁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생각해낸 것이 칼날이 무뎌지면 면도기에서 면도날을 분리해낼 수 있는 면도기를 만들자는 아이디어였다.
질레트는 면도날과 분리가 가능한 면도기 개발에 몰두했다. 재산을 다 쏟아부어 몇 년간 연구에 매달린 끝에 1901년 마침내 안전면도기를 세상에 내놓았다.
출시 첫해 판매 실적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고작 면도기 51개, 면도날 168개를 판매하는데 그친 것.
그러나 다음해에는 면도기 9만개, 면도날 1240만개를 파는 성장을 이룩했다. 그러다 1914년 발발한 제1차 세계대전은 질레트의 비약적 성장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참호 속에서 생활하던 병사들에게 질레트 면도기가 지급됐고 종전후 귀환 병사들을 통해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것. 지금은 매일 1억2000만명이 지구촌 각지에서 질레트 면도기를 사용한다.
질레트는 19세기 남성의 상징이었던 ‘수염있는 얼굴’을 20세기의 상징인 ‘깨끗한 얼굴’로 전환시킨 주인공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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