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작가 18명, 문학한류를 부탁해”

  • 동아일보

문학번역원 ‘제2의 엄마를 부탁해’ 발굴… 해외진출 본격 지원

《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계기로 ‘문학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문학번역원이 ‘제2의 신경숙’에 도전하는 작가들을 선정했다. 한국문학번역원(원장 김성곤 서울대 영문학과 교수)은 1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 출판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국내 스타 작가들을 선정한 뒤 이들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출간 홍보해 ‘엄마를 부탁해’의 후속타를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
본보가 단독으로 입수한 명단에 따르면 지원 대상 작가는 모두 18명. 대부분 문단의 ‘허리’에 해당하는 작가들이다. 지원 대상 작품으로는 지난해 출간돼 각각 20만 부 넘게 판매된 정유정의 ‘7년의 밤’과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을 비롯해 올해 출간된 성석제의 ‘위풍당당’, 김영하의 ‘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연수의 ‘원더보이’가 선정됐다. 이 작품들은 지난해와 올해 국내 소설을 대표하는 베스트셀러로, 한국 문단의 ‘신상품’을 발 빠르게 미국에 전달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이 밖에 김언수의 ‘캐비닛’, 이응준의 ‘국가의 사생활’, 이승우의 ‘한낮의 시선’, 최제훈의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최윤의 ‘마네킹’, 박형서의 ‘새벽의 나나’, 박민규의 ‘핑퐁’, 김경욱의 ‘천년의 왕국’, 김사과의 ‘미나’, 심윤경의 ‘달의 제단’, 임철우의 ‘이별하는 골짜기’가 포함됐다.

이 작품들은 영문으로 샘플 번역을 한 뒤 미국 대형 출판사들에 출간을 의뢰할 예정이다. 이미 영문판이 나온 천운영의 ‘생강’과 강영숙의 ‘리나’는 프랑스어 샘플 번역의 혜택을 받게 됐다.

작가 선정은 번역원이 별도로 꾸린 선정위원회가 맡았다. 문학평론가 권영민 단국대 석좌교수, 우찬제 서강대 국어국문과 교수, 김미현 이화여대 국어국문과 교수, 미국인인 서태부 서울여대 영어영문과 교수(본명 스티븐 캐페너), 염현숙 문학동네 편집국장 등 5명이 위원회에 참여했다. 심사 과정에서는 작품성과 대중성 외에도 ‘앞으로 왕성한 활동이 가능한 작가인가’라는 점을 중시했다. 기존에 영문판이 나온 작품은 가급적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작가 선정의 공정성에 대해 김 원장은 “선정위원회에 추천을 일임해 번역원이 개입하지 않았다. 선정되지 않은 작가들은 불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최대한 다양하고 대중성 있는 작가를 선정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번역원은 지원 대상 작품이 해외에서 출간될 경우 현지 사인회와 언론간담회를 여는 등 홍보에 주력해 또 다른 한류 문학의 탄생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번역원은 ‘문학 한류 기반 조성’이란 사업으로 정부 예산 3억 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4월 미국에서 출간된 ‘엄마를 부탁해’는 현지에서 14만 부가 판매되고, 32개국과 판권 계약을 하는 성과를 거두며 ‘문학 한류’의 토대를 닦았다. 김 원장은 “미국에서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열기가 뜨거운데 한국의 정신문화에 속하는 문학의 진출도 활발해져야 한다고 본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여건이 좋아진 것도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또 김 원장은 “지금까지는 번역원이 직접 해외 출판사를 알아보다 보니 주로 영세한 출판사에서 책이 나와 현지 판매가 저조했다. 앞으로는 국내외 유명 에이전시를 통해 미국의 메이저 출판사를 직접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신경숙#문학 한류#한국문학번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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