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이 중국산 쌀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일본쌀에 비해 훨씬 저렴한 데다 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 오염 공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산 먹을거리의 위생 문제에 민감한 일본에서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중국쌀이 판매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세이유가 10일부터 도쿄 지바 등 수도권 일대 149개 점포에서 중국쌀을 판매한다. 중국 지린 성에서 수출용이 아닌 내수용으로 재배된 쌀이다. 실질 수입관세가 최대 80%인데도 5kg짜리가 1299엔(약 1만8000원)으로 일본산 쌀 가운데 가장 싼 쌀보다도 30% 저렴하다.
일본에서는 1993년 기록적인 흉년이 들었을 때 대형 소매업체가 태국산 쌀을 일시 수입해 판매한 적이 있지만 이후 사료용이 아닌 일반용 쌀 수입은 거의 없었다.
일본 농업계는 이번 중국산 쌀 수입이 폐쇄적인 일본 농산물 시장이 개방되는 계기가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정부는 수입쌀에 높은 관세를 부과해 일반 수입을 제한하는 대신 정부가 연간 77만 t의 쌀을 들여와 가축사료나 가공용으로 공급해왔다. 쌀 재배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일반용 쌀 수입을 극도로 자제해 온 것.
하지만 원전 사고 이후 농작물의 방사성 세슘 오염 문제가 불거지면서 외국산 쌀에 대한 거부감도 많이 낮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농업단체는 “값싼 중국쌀이 일본에서 호평을 받을 경우 높은 관세를 매겨 수입을 막아온 일본의 정책이 바뀔 수 있다”며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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