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홋카이도 밍크고래서 세슘 검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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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서 누출” 추정… 해양생태계 전체 오염 우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동쪽 바다에서 잡힌 밍크고래에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누출된 것으로 보이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고래는 먹이사슬의 상위 단계에 있는 포식자여서 방사능 오염이 거의 모든 수산자원으로 확산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지역포경추진협회는 14일 홋카이도 구시로(釧路) 연안에서 잡힌 밍크고래 17마리 가운데 6마리에 대해 방사성 물질 검사를 한 결과 2마리에서 방사성 세슘이 나왔다고 밝혔다. 검출량은 고래고기 1kg에 31베크렐(Bq)과 24.3Bq로 잠정 기준치(500Bq)보다 낮았다. 이 고래는 지난달 15일 포획됐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650km나 떨어진 곳에서 방사능 오염 고래가 잡힌 것은 활동 범위가 넓은 고래가 원전 부근에서 오염 물고기를 먹고 이동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협회 측도 “고래에서 세슘이 검출된 것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누출된 방사성 물질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며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 수산청은 “검출량이 기준치의 10분의 1 이하여서 문제될 게 없다”고 했지만 상황은 간단치 않다. 먹이사슬의 최상층에 있는 고래까지 오염됐다면 일본 태평양 연안의 방사능 오염이 전 생태계로 확산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방사성 물질은 ‘플랑크톤→작은 물고기→큰 물고기’처럼 먹이사슬을 따라 상위 포식자로 올라갈수록 더 많이 농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문제의 고래 배 속에서 명태가 발견됐다.

일본은 식용 고래잡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발이 커지자 상업적인 목적의 고래잡이를 중단하고 1987년부터 연구 목적의 이른바 ‘학술 포경’을 매년 두 차례씩 하고 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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