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빈 용서못해”… 이번엔 신격호 동영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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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부친 육성이어 영상 공개… 신동빈측 “장남 얼굴조차 못알아봐”
3일 귀국 신동빈, 정면대응 예고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한 영상이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에 의해 2일 공개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부친이 신동빈 회장을 교도소에 넣겠다는 말까지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한 법적 대응을 시사함과 동시에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가 장남의 얼굴조차 못 알아볼 정도라고 폭로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영상에서 한국말로 “70년간 롯데그룹을 키워왔다. 오늘 분명히 하고자 하는 것은 둘째 아들 신동빈을 한국롯데 회장과 한국롯데홀딩스(일본 롯데홀딩스를 잘못 말한 듯) 대표로 임명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버지인 저를 배제하려는 점을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고 용서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영상은 이날 오후 신격호 총괄회장이 머물고 있는 서울 롯데호텔 34층에서 신동주 부회장 측에 의해 촬영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날 방송사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중국 사업에서 조 단위의 손실을 낸 동생에 대해 ‘배상을 받아라, 교도소에 넣어라’라고 했다”며 “동생을 때리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 측인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고령의 총괄회장을 이용해 전례 없는 동영상을 통해 왜곡되고 법적 효력도 없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 측은 또 지난달 31일 신격호 총괄회장이 최근 장남의 얼굴도 못 알아볼 정도로 건강 상태가 온전치 않다고 전했다. 롯데그룹 한 임원의 증언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은 지난달 31일 계열사 대표의 업무보고 광경을 사진 촬영하던 신동주 전 부회장을 향해 세 차례 “너 누구냐?”라고 물었다. 이 임원은 “총괄회장이 정말 아들을 못 알아봐서 묻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히로유키(신동주의 일본 이름)입니다”라고 했지만 “나가”라고 고함을 쳤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에 머물고 있는 신동빈 회장이 3일 귀국해 이번 사태에 정면 대응할 예정이어서 롯데그룹 경영권 분란이 새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주 전 회장은 같은 날 일본으로 돌아간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한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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