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확고한 1위 속 정체’,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상승세 주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높은 관심에도 지지율이 하락하는 ‘지지율 역설’ 현상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가미래연구원과 JPD 빅데이터 연구소가 온·오프라인 민심을 결합해 만든 ‘빅데이터 정치민심지표’ 조사에서다.
정치민심지표는 ‘전화(여론조사) 민심’과 ‘포털(사이트) 민심’을 결합해 새롭게 추출해낸 값이다. ‘전화 민심’은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등 8개 여론조사기관이 발표한 주자들의 지지율을 평균 낸 지표다. 여론조사 지지율 50%를 5점으로 환산했다. ‘포털 민심’은 구글, 네이버, 다음 등 3대 포털 뉴스의 주자별 주간 언급량을 계량화한 수치다. 전체 뉴스에 언급됐을 때 5점을 주는 식으로 환산했다. 전화 민심과 포털 민심 점수를 평균한 값이 정치민심지표다. 평균 응답률이 10% 정도인 유무선 전화 여론조사가 실제 민심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온라인 관심도를 새롭게 반영한 것이다.
2월 4주 차(19∼25일) 정치민심지표 분석 결과 ‘안희정 돌풍’은 다소 꺾인 것으로 보인다. 안 지사는 4주 연속 상승(1.7→2.2→2.6→2.7)하며 다른 중위권 주자들을 멀찌감치 제쳤지만 4주 차 상승폭(0.1포인트)은 전주(0.4포인트)에 비해 크게 줄었다. 장수진 JPD 연구소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선한 의지’ 발언 이후 갈지자 행보 논란이 있었던 데다 지지율 상승의 동력인 중도·보수층 지지가 한계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 전 대표는 전화, 포털 민심 모두 굳건한 1위를 유지했다. 문제는 2월 내내 제자리걸음(3.4→3.7→3.5→3.5)을 했다는 점. 문 전 대표는 지난달 김대중, 노무현 정부 장차관들의 지원 모임인 ‘10년의 힘 위원회’를 띄우는 등 ‘세몰이’를 하고 있지만 민심의 흐름은 정체 상태인 셈이다.
‘안희정 상승세’가 꺾였지만 문 전 대표가 별 이득을 보지 못하는 건 두 주자의 지지 기반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정당이 아닌 인물을 보고 안 지사를 지지한 유권자들은 민주당 대선 경선 결과에 따라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등 다른 주자에게 흩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특검 수사 종료와 관련해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국민이 광장의 ‘특별검사’가 되자”며 선명성을 더욱 강조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포털 민심과 전화 민심이 서로 엇갈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두 주자 모두 보수, 진보 진영에서 호불호가 확연히 갈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포털에서 관심이 높아지면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들의 비호감도도 높아져 전화 민심이 떨어지는 식이다. 황 권한대행은 2월 4주 차에 전주 대비 포털 민심은 33%나 상승했지만 전화 민심은 거꾸로 29%나 떨어졌다.
야권 주자들 3·1절 행사 총출동 야권 대선 주자들이 1일 일제히 3·1절 기념행사에 참여했다. 왼쪽
사진부터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을 방문해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뉴시스·뉴스1 최근 소폭 반등한 안 전 대표는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장 대표는 “길었던 정체기를 뚫고 나왔지만 그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 것은 지금 국민의 관심이 국민의당이 아니라 민주당에 쏠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화 민심의 변화 속도가 꾸준히 다른 주자들의 평균치보다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향후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의 정치민심지표는 지난달 내내 뒷걸음질쳤다. 야권 주자 간 1, 2위 경쟁에 묻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데다 ‘보수 후보 단일화’ 논란에 휩싸여 바른정당 지지층조차 확실한 우군으로 만들지 못한 탓이다. 유 의원은 이날 바른정당 울산창당대회에서 “저는 (태극기부대로부터) 화형식을 여러 번 당하고 사진은 수도 없이 찢기고 밟혔지만 눈 하나 깜짝 안 한다”고 말했다. ‘배신자 프레임’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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