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통합 샅바싸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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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대표 “민주당이 주도해야” vs 통합모임 “야당 통합 넘어서야”

박원순 만난 野통합모임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이 3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야권통합 추진 기구인 
‘혁신과통합’ 상임대표단과 오찬을 하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용선 우리민족서로돕기 공동대표, 이해찬 전 
국무총리, 박 시장,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배우 문성근 씨.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박원순 만난 野통합모임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이 3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야권통합 추진 기구인 ‘혁신과통합’ 상임대표단과 오찬을 하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용선 우리민족서로돕기 공동대표, 이해찬 전 국무총리, 박 시장,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배우 문성근 씨.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후보였던 박원순 시장의 승리로 야권의 통합 논의가 탄력을 받게 되면서 야권의 정당, 정파 간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 이후 친노(노무현)계, 시민사회단체 중심의 야권통합 추진기구인 ‘혁신과통합’으로 통합 움직임의 무게중심이 옮아가는 모양새가 전개되자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민주당 중심 통합론’을 펴면서 제동을 걸었다.

○ 손학규, “민주당이 통합 주도해야”


손 대표는 3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통합의 방향과 관련해 “민주당과 혁신과통합, 진보정당, 진보정치세력, 노동세력, 아직 정치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사회세력 등이 참여해야 제대로 된 통합”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적 정통 세력인 민주당이 변화를 선도하고 통합을 주도해야 한다”며 “혁신과통합이 야권 통합의 마당이 된다는 것은 함께 있다가 나간 사람들이 다시 들어온다는 것인데, 이는 바람직하지도 않고 현실적이지도 않다. 야권 통합 논의가 기존 야권의 주도권 싸움으로 비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차기 당권 도전을 선언한 김부겸 의원도 기자간담회를 열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 친노 진영이 주도하는 혁신과통합에 대해 “국민 앞에 겸손해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혁신과통합 내 일부 인사가 ‘민주당은 역사적 과오가 있어 해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고 한다”고 전했다.

○ 혁신과통합 “공동 선대위 구성”


혁신과통합은 이날 상임대표단 회의를 열고 다음 달 6일 통합정당 추진 방안을 공식 제안하기로 했다. 김경수 상임 운영위원은 “10·26 재·보선에서는 기존 야당의 통합 이상을 요구하는 민심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혁신과통합이 주도가 돼 기존 야당은 물론이고 시민단체 세력이 정치의 주체로 나서는 ‘시민정치’를 병행하도록 해야 내년 총선, 대선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문 이사장 등은 이날 박 시장과 오찬 회동을 갖고 대통합연합정당 구상 확산에 나섰다. 오찬 회동 후 혁신과통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각 정당과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공동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승리를 일궈냄으로써 한국 정치의 혁신과 통합을 통한 대안 마련이 국민의 요구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문 이사장은 29일 대구에서 열린 혁신과통합 대구지부 발족식에서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우리와 함께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저희가 추진하는 통합 운동과 지향하는 바가 같다”고 말했다.

○ 민주 전대, 12월 11일 치러질까


민주당은 12월 18일로 임기가 끝나는 현 지도부를 대신할 새 지도부를 12월 11일 선출하기로 했다. 손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제 세력이 참여하는) 통합전당대회가 돼야 한다. 끝까지 통합전대를 추구할 것”이라며 ‘통합 전대’를 강조했지만 당내에서는 “현실적으로 민주당만의 전대가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김부겸 의원은 전대 방향에 대해 ‘선(先)전당대회, 후(後)야권통합’을 재확인하면서 “지도부가 분명한 입장과 결론이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는 러시아 시인 네크라소프의 시구를 인용하면서 “최근 민주당이 슬퍼하지도 분노하지도 않는 것 같다. 당이 스스로 전망을 갖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아닌가”라며 명확한 노선 제시를 촉구하기도 했다. 유력한 당권주자인 박지원 의원 역시 민주당만의 전대를 치른 뒤 통합 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한편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정세균 전 대표 등으로부터 차기 전대 출마 권유를 강하게 받고 있지만 31일로 예정된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 대한 선고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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