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후 개성공단 토지 분양가 2배로 껑충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남북경협 확대 기대감
입주기업들 부지확보 경쟁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남북경협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공장용지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수요가 몰리면서 ‘이중 계약서’를 쓰고 웃돈을 주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개성공단 토지 거래가격은 초기 분양가의 2배 수준으로 급상승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은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애도 기간 내내 방북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이처럼 조심스러운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물밑에선 공장 증설이나 물류시설 신축을 위한 토지 확보 경쟁이 뜨겁다.

최근 입주한 A사는 개성공단 내 업무용 토지 6600m²(약 2000평)를 새로 사들였다. A사는 이 땅에 공장 설비를 올리지 않고 물류창고로 활용할 계획이다. 남북관계가 풀리면 개성공단이 지금보다 더 확장될 것으로 내다보고 물류사업에 새로 진출하려는 포석이다. A사 대표는 “조만간 우리 정부가 5·24 대북제재 조치를 풀면 이를 계기로 경협사업이 본격적인 확대 국면을 맞을 것”이라며 “현재 개성공단은 물류시설이 절대 부족해 미리 땅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당초 3단계 개발계획으로 추진된 개성공단은 현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총면적 330만 m²(약 100만 평)의 1단계 개발 상태에 머물러 있다. 만약 차기 정부가 2단계 개발을 진행하면 공장용지와 골프장, 관광·숙박시설 등을 포함해 825만 m²(약 250만 평)의 복합단지가 새로 들어서게 된다. 기업인들로선 새로운 남북 경협 사업기회를 맞게 되는 셈이다.

기존 입주업체들이 개성공단 내 용지 확보에 나서면서 분양가 프리미엄이 붙는 등 거래가격이 두 배로 올랐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평당 14만9000원에 초기 분양이 이뤄진 개성공단 내 공장용 토지는 현재 프리미엄이 붙어 30만 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생산설비를 이미 갖춘 토지 거래가격은 평당 200만∼300만 원에 이른다.

통일부 규정상 개성공단 용지를 기업 간에 넘길 때에는 프리미엄 없이 분양가만 받도록 돼 있지만, 매수자가 몰리다 보니 기업들이 이중 계약서를 쓰고 웃돈을 얹어주는 사례가 적지 않다. 개성공단 내 토지는 현대아산과 한국토지공사가 북측에 1600만 달러를 주고 50년간 장기 임대한 뒤 입주기업에 입찰·분양한 것이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