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시대]장의위원 16계단 수직상승… 몰락했던 오극렬 부활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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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새 29번째서 13번째로… “재중용” “예우” 의견 엇갈려

김정은 시대를 맞아 몰락한 것으로 평가됐던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80·사진)의 의전 서열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기간에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 위원장 영결식에 참석한 장의위원들의 명단을 실으면서 오극렬을 13번째로 소개했다. 이에 앞서 19일 김 위원장 사망 발표 때 공개된 장의위원 명단에서 오극렬은 29번째였다. 9일 새 무려 16계단이나 수직상승한 것이다. 그는 29일 열린 추도대회에서도 주석단에서 김정은의 왼쪽 네 번째 자리에 섰다.

두 개의 명단에서 서열 20위 안의 인사들을 비교해보면 서열 1∼4위는 똑같고 대부분 1∼3계단 정도 오르내렸을 뿐이다. 큰 변화를 보인 인물은 오극렬과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14위→5위), 김정은의 측근 중 한 명인 김정각 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24위→17위)밖에 없다.

오극렬은 김정일 시대의 대표적인 군부 실세였다. 그는 김일성의 빨치산 활동 시절 부대원이었던 오중성의 외아들로 김 위원장과는 막역한 사이였다. 1989년 이후 20년 이상 당 작전부장으로 대남 공작을 총괄했다.

하지만 김정은이 후계자로 등장한 지난해 9월 당 대표자회에서 오극렬은 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를 것이라던 예상을 깨고 정치국 후보위원에도 오르지 못했다. 오극렬이 관할하던 외화벌이 창구를 김정은이 직접 챙기려고 하자 이에 저항하다 눈 밖에 난 것으로 알려졌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오극렬은 과도기에 군을 관리하는 데 필요한 인물”이라며 “군의 원로로서 김정은에게 충성을 다짐했다면 다시 중용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오극렬이 ‘김정일의 책사’로 불릴 정도로 가까웠던 만큼 김 위원장이 떠나는 마지막 자리에 예우를 해준 것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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