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강진 당시 한 남성이 구글 안드로이드 지진 경보를 확인한 뒤 아이를 데리고 집 밖으로 대피하는 모습. 사진=레딧 갈무리
스마트폰 경보를 확인한 남성은 곧장 방 안으로 뛰어갔다. 남성은 아이를 데리고 서둘러 집 밖으로 나섰고, 잠시 뒤 실제 지진이 시작됐다.
이 장면은 지난 24일 베네수엘라에서 규모 7.2와 7.5의 강진이 잇따라 발생했을 당시, 구글 안드로이드 지진 경보를 확인한 뒤 대피하는 모습으로 알려지며 온라인에서 주목받고 있다.
베네수엘라 강진 당시 한 남성이 구글 안드로이드 지진 경보를 확인한 뒤 아이를 데리고 집 밖으로 대피하는 모습. 사진=레딧 갈무리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24일 베네수엘라 강진 당시 안드로이드 지진 경보가 약 1140만 명에게 도달했다고 밝혔다.
자체 국가 지진 조기경보망이 없던 베네수엘라에서 안드로이드 지진 경보 시스템은 주민들에게 강한 흔들림이 도착하기 수초 전부터 최대 2분 전까지 알림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가족과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던 호세 플로레스 또한 당시 아내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큰 지진 경보음이 울리는 것을 들었다. 약 6초 뒤 실제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플로레스는 “처음에는 도로가 심하게 울퉁불퉁한 줄 알았다”며 “이후 가로등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서야 지진임을 깨달았다”고 NYT에 전했다.
● 스마트폰 가속도 센서로 초기 진동 감지
구글 지진 경보 시스템은 전 세계 20억 대 이상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일종의 지진 관측망처럼 활용한다.
구글은 스마트폰 화면 회전 등에 쓰이는 가속도 센서로 데이터를 수집한다. 휴대전화가 책상 위나 바닥에 놓인 가방 안처럼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 있을 경우, 지진파로 인한 미세한 진동을 감지할 수 있다.
지진이 발생할 경우, 빠르지만 상대적으로 약한 P파가 먼저 도달하고 그 뒤를 느리지만 더 강한 S파가 따라온다. 구글은 여러 안드로이드폰이 동시에 P파로 추정되는 진동을 감지하면 이를 서버에서 분석해 지진 발생 여부와 위치, 규모를 추정한 뒤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이용자들에게 경보를 보낸다.
구글의 조기경보 시스템을 담당하는 수석 엔지니어 마크 스토가이티스는 이번 지진에 대해 “첫 번째 지진 발생 후 3초 만에 휴대전화들이 P파를 감지했고, 다시 6초 뒤 시스템이 지진을 식별해 첫 경보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후 더 강한 두 번째 지진이 이어지자 시스템은 위험 지역을 다시 계산해 추가 경보를 발송했다.
● 정부 센서망 없어도 작동…스마트폰이 만든 조기경보망
일본, 멕시코, 캐나다, 미국 등 일부 국가는 정부가 운영하는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런 시스템은 주로 지하 센서망으로 지진을 감지한 뒤 정부 재난 경보 체계를 통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등 대부분의 휴대전화에 알림을 보낸다.
하지만 베네수엘라는 자체 국가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이번 강진 당시 안드로이드 지진 경보가 사실상 주요 조기경보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구글은 규모 4.5 이상 지진에 대해 경보를 보낸다. 이번 베네수엘라 지진은 규모 7.2와 7.5의 강진이었고, 구글은 모든 단계의 경보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강한 흔들림이 예상되는 지역에 보내는 최고 단계 경보인 ‘즉시 행동(Take Action)’ 알림은 약 140만 건 전송됐다.
다만 구글의 지진 경보 시스템은 지진을 미리 예측하는 기술은 아니다. 이미 발생한 지진의 초기 진동을 빠르게 감지해, 더 강한 흔들림이 도달하기 전 이용자에게 짧은 대피 시간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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