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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랠리에 빚투까지…월가에서도 “레버리지가 시장 흔든다”
뉴시스(신문)
입력
2026-06-29 14:52
2026년 6월 29일 14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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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대출 1.4조달러·레버리지 ETF 2200억달러 사상 최대
韓 증시 급등락에 위험성 재조명
AP뉴시스
빚을 내 투자하거나 수익률을 2~3배로 키우는 레버리지 투자에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월가에서는 과도한 레버리지가 인공지능(AI)·반도체주 변동성을 키우며 시장 전반의 새로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증권을 매입하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자금인 미국의 마진대출 잔액은 지난 5월 1조4000억달러로 1년 전보다 54%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초자산 수익률을 2배 또는 3배로 추종하는 고위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3월 말부터 6월 초까지 레버리지 ETF 운용자산은 거의 두 배 증가한 220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WSJ은 최근 한국 증시를 레버리지 위험이 현실화한 대표 사례로 꼽았다. 반도체주 중심의 한국 증시에서는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주가가 급등락했고, 하락 과정에서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실제로 최근 몇 주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는 레버리지 ETF와 관련한 거래가 일평균 거래량의 최대 절반을 차지하며 주가 변동성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레버리지 단일종목 펀드 출시를 막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고위험 상품인데도 보유자의 약 92%가 개인투자자이며 거래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월가는 단순히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보다 레버리지가 시장 자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한국 증시가 이러한 위험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네이션와이드 투자운용의 마크 해킷 수석 시장전략가는 “시장에 제대로 인식되지 않은 레버리지가 쌓이고 있다”며 “마진대출로 레버리지 ETF 옵션을 매수하는 등 레버리지가 세 겹, 네 겹으로 중첩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레버리지 ETF에 자금이 몰리자 운용사들이 투자 규모를 늘리기 위해 지난 3월 말 이후 약 3000억달러 규모의 파생상품을 추가로 매입한 것으로 추산했다.
시장조성자들은 파생상품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일반 주식을 추가로 매입했고, AI·반도체주의 상승세를 키웠다. 문제는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다. 레버리지 ETF가 목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일반 주식을 매도하면서 하락폭을 더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바클레이스의 알렉산더 알트만 글로벌 주식전략 책임자는 “단기간에 이 같은 포지션을 청산해야 한다면 매우 두려운 규모”라며 “현재 시장에서 가장 큰 비재량적 위험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레버리지 ETF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일반 주식 가격 자체를 움직이는 이른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TF닷컴의 데이브 내딕 리서치 책임자는 “레버리지 개별 종목 상품으로 너무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가격과 관계없이 미리 정해진 방식으로 사고파는 자금이 많아질수록 시장 왜곡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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