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장기화에… IEA “이라크~튀르키예 송유관 건설을”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21일 04시 30분


“깨진 꽃병 못붙여” 육상 이용 제안
지중해 통해 유럽에 공급 가능
한국도 ‘유가 안정’ 안전장치 확보

ⓒ뉴시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해상을 거치지 않고 중동과 유럽을 잇는 육상 송유관을 건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파티흐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튀르키예 남동부의 지중해 항구도시 제이한과 이라크 동남부의 바스라 유전을 잇는 송유관 건설을 제안했다. 그는 19일 튀르키예 일간지 휘리예트와의 인터뷰에서 현 호르무즈 상태를 빗대 “한번 깨진 꽃병은 다시 붙이기 매우 어렵다”며 “새 송유관은 이라크에 꼭 필요하고,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유럽에도 중대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건설 자금 조달은 유럽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약 900억 배럴의 원유가 매장된 이라크 바스라 유전은 이라크 원유 수출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바스라 유전에서 원유 수출은 전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고 있다. 지금 같은 해협 봉쇄 시에는 감산에 들어가야 할 만큼 위기에 취약하다. 그러나 육상 송유관을 세우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됐을 때도 지중해를 통해 유럽에 원유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이 경우 튀르키예의 제이한 항구와 가까운 이탈리아, 그리스는 물론 지중해 내 단거리 해상 운송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이 수혜를 볼 수 있다.

한국 입장에서도 이라크산 원유의 우회로가 확보되면 국제 유가 안정이나 스와프 거래 등의 안전 장치를 확보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이라크산 원유 수입 비중은 11%로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4위다.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중해를 통해 이라크산 원유가 유통되면 호르무즈 봉쇄로 인한 국제 유가 충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미 튀르키예는 제이한에서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로 이어지는 송유관을 이라크 남부까지 연장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이 송유관에 바스라를 연결하면 유럽 각국이 쉽게 이라크산 원유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게 비롤 사무총장의 구상이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로 인한 국제 유가 충격을 더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술탄 알 자베르 UAE 국영 아부다비석유회사(ADNOC) 최고경영자는 X를 통해 “세계 경제는 더 이상의 불확실성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며 “봉쇄 50일간 6억 배럴에 달하는 원유가 가로막혔다. 전 세계 평범한 시민들이 치솟는 공공요금 고지서를 감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송유관 건설#이라크 바스라 유전#중동 유럽 연결#에너지 안보#원유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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