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 하나로 36시간 버틴 F-15 美장교… 네이비실-CIA가 구조

  • 동아일보

[美-이란 전쟁]
이란에 격추된 F-15E서 비상탈출… 해발 2130m 산악지대서 몸숨겨
美, 수색기-특수부대 수백명 투입… 이란 혁명수비대와 교전끝에 구출
이란, 연이어 美 전투기 격추시켜
美정보당국 “이란 방공망 건재” 분석

이란 “美수송기 격추 잔해”vs美 “자폭시킨 것”
이란 혁명수비대 공식 매체인 세파뉴스가 미군 F-15E 전투기 실종자 구조에 투입된 미군 수송기와 헬기 2대를 격추한 잔해라고 주장하며 5일 공개한 사진. 그러나 미군은 기동이 어려워진 수송기 2대를 자폭시킨 뒤, 다른 수송기를 통해 실종자와 구조대 전원을 무사히 이송했다고 반박했다. 이스파한=AP 뉴시스
이란 “美수송기 격추 잔해”vs美 “자폭시킨 것” 이란 혁명수비대 공식 매체인 세파뉴스가 미군 F-15E 전투기 실종자 구조에 투입된 미군 수송기와 헬기 2대를 격추한 잔해라고 주장하며 5일 공개한 사진. 그러나 미군은 기동이 어려워진 수송기 2대를 자폭시킨 뒤, 다른 수송기를 통해 실종자와 구조대 전원을 무사히 이송했다고 반박했다. 이스파한=AP 뉴시스
“F-15 전투기 추락은 미국에 군사적, 외교적 난제를 안겨 줬다.”

출처 X
이란 공습에 투입된 미군 F-15 전투기와 A-10 공격기가 3일(현지 시간) 이란 방공망에 의해 격추된 데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이렇게 평가했다. 한 달이 넘는 공습으로 이란 방공망이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미국의 주장과는 달리 이란이 여전히 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한 반격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미군 전투기들을 잇달아 격추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미 CNN방송은 정보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 미사일 발사대 중 절반가량과 공격용 드론 수천 대가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 ‘빈라덴 사살’ 네이비실 팀6 등 특수부대 투입

이란군은 금요일 추락한 F-15E 조종사를 수색하던 HH-60 헬리콥터 두 대를 향해 발포했다. 출처 X
이란군은 금요일 추락한 F-15E 조종사를 수색하던 HH-60 헬리콥터 두 대를 향해 발포했다. 출처 X
격추된 미 공구 F-15E 전투기와 동일 기종의 유럽 주둔 미군 전투기. 사진출처 X
격추된 미 공구 F-15E 전투기와 동일 기종의 유럽 주둔 미군 전투기. 사진출처 X
AP통신과 이란 국영 매체 등에 따르면 미군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가 3일 이란 남서부 코길루예 보예르아마드주 상공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의 대공 사격에 의해 격추됐다. 전투기 앞좌석에 탑승한 조종사는 비상탈출해 당일 구조됐지만, 뒷좌석의 무기체계장교(Weapons systems officer)는 탈출 뒤 실종됐다 약 36시간의 대대적인 수색작전 끝에 4일 구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4일 트루스소셜에 “미군은 미국 역사상 가장 대담한 수색 및 구조작전 중 하나를 완수해 그(실종자)가 무사히 돌아왔다”고 밝혔다.

실종자 구출 작전은 테러단체 알카에다를 이끌며 ‘9·11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에 참여한 미군 네이비실 팀6을 포함해 특수부대원 수백 명이 적진 깊숙이 침투한 모험이었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NYT 등에 따르면 미군은 수색·구조용 헬기 HH-60G, 연료 공급을 위한 C-130 급유기 등도 투입했다. 사실상 구출 작전에 총력을 기울인 것이다.

적진에 홀로 남겨진 장교는 심한 부상을 당한 채 권총 한 자루만 지니고 이란군의 추격을 따돌렸다. 해발 2130m 높이의 능선을 넘나들고, 산악지대에 갈라진 틈새에 몸을 숨기는 등 이란군의 포위망을 피해 다녔다. 비상 무전 장치(비컨)을 지니고 있었지만 이란군이 신호를 감지할 것을 우려해 무선기 사용을 자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격추된 F-15 전투기가 이란 내 반정부 정서가 강한 지역에 추락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종됐던 장교가 현지인들에게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 또 미 중앙정보국(CIA)도 현지 주민들을 통한 정보 활동과 기만 작전을 펼쳤다.

수색 과정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와 미군 특수부대 간 일부 교전이 벌어졌다고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또 헬기 등이 수풀로 뒤덮인 이란 내 언덕 위를 저공 비행하다 공격받아 상자가 나오기도 했다.

구조 뒤에도 미군의 시련은 계속됐다. 장교와 구조 대원을 싣고 이동하려던 미군 수송기 두 대가 불능 상태로 이란 외딴 곳에 고립된 것이다. 미군 지휘부는 새 수송기를 투입했고, 기존 수송기 두 대를 이란이 확보하지 못하도록 자체 폭파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의 영토 깊숙한 곳에서 두 명의 미국 조종사가 각각 따로 구조된 것은 군사적인 기록(기억)상 이번이 처음”이라며 “우리는 절대로 미국의 전사를 뒤에 남겨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란도 일대를 봉쇄하고 향후 협상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실종 조종사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한 대대적 수색 작전을 펼쳤다. 이를 위해 이란 당국은 거액의 현상금을 내걸기도 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수색 중인 미국 군용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측은 “블랙호크 헬리콥터 2대와 C-130 수송기 1대가 피격돼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미군이 이번 구조작전에 심혈을 기울인 건 ‘1979년의 악몽’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세력이 주이란 미국대사관을 무력으로 점거하고 외교관 등 미국인 52명을 444일간 억류한 사건이다. 당시 지미 카터 행정부는 이듬해 델타포스 등 특수부대를 통한 구출 작전을 시도했지만, 악천후로 헬리콥터와 수송기가 충돌하는 등의 사고를 겪었고, 미군 8명만 사망한 채 실패했다.

● 美 “이란, 공격에 충분한 미사일 보유”

이란 혁명수비대가 자신들이 격추한 F-35 전투기 잔해라며 국영 매체에 공개한 사진. 그러나 실제로는 F-15E 전투기의 잔해로 추정된다. 사진출처 X
이란 혁명수비대가 자신들이 격추한 F-35 전투기 잔해라며 국영 매체에 공개한 사진. 그러나 실제로는 F-15E 전투기의 잔해로 추정된다. 사진출처 X
F-15 전투기와 함께 A-10 선더볼트Ⅱ 워트호그 공격기도 이란 호르무즈 해협 인근 케슘섬 남단에서 이날 격추돼 바다로 떨어졌다. 앞서 미군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 1대가 지난달 19일 이란 혁명수비대 공격으로 비상 착륙했다.

이처럼 미군 전투기 등이 연이어 격추되면서 이란 방공망에 대한 미 정보 당국의 평가가 주목받고 있다. 3일 NYT에 따르면 미 정보 당국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란이 이스라엘 등을 공격하기에 충분한 탄도미사일과 미사일 발사대 사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이란 미사일 발사 능력의 90% 이상이 제거됐다는 백악관과 미군의 공식 발표와는 거리가 있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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