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해요 아기 때는 우리도 모르듯/우리가 뭘 좋아하는지/할아버지는 몰랐겠죠//이제 김민지를 반납해도 될까요?/바꿀 때가 됐어요 내가 지을 거예요”(‘내가 지어 줄게요’)
귀엽고 당찬 어린이의 마음속 세계를 투명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은 동시집이다. 천연덕스럽게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몰랐을 수 있다’며 할아버지가 지은 이름을 반납하고 직접 이름을 ‘김공룡’으로 짓는다. 아이들이라고 해서 누군가 시키는 대로 살아야 하는 건 아니다. 규정지어진 대로 살아가지 않고 자신만의 시선으로 관계를 다시 정의하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려는 당찬 태도가 재밌게 표현돼 있다.
표제작 ‘라면에 귤 넣어도 돼요?’는 아이들의 말을 흘려듣는 어른들의 무신경한 태도를 꼬집는다. ‘아빠 방귀 뀌었어요?/뉴스가 재미있어요?/부엌에 끓고 있는/라면에 귤 넣어도 돼요?’란 아이의 질문에 아빠는 “소리 지르지 말고 살살 말하자” “왜 맨날 당연한 소리를 하니”라고 딴소리만 하다 귤이 들어간 라면을 보고서야 “너 설마 여기다 귤 넣었니?” 묻는다. 아이의 대답은 이렇다. “이제 내 목소리 들려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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