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포브스 미디어 창립 100주년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Gettyimages
‘가치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96)이 애플 주식을 너무 일찍 팔았다고 인정했지만, 현재 시장에서는 다시 매수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후회를 인정하면서도 현재 주가는 다시 매수할 가격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버핏은 31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애플 투자와 관련해 “판매 시점이 조금 빨랐다”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그는 “애플을 일찍 사긴 했다”며 기존 투자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인터뷰는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 CEO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것이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2016년부터 애플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했고, 투자 규모는 2023년 1700억달러 이상으로 커졌다. 이후 버크셔는 2023년 말부터 애플 지분을 줄이기 시작했지만, 애플은 여전히 최대 보유 종목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버핏은 당시 매각 배경에 대해 “한 종목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추가 매수 가능성도 열어두면서 “애플이 우리가 대량으로 매수할 수 있는 가격에 도달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이 시장에서는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해서웨이는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로, 주요 투자 판단은 버핏의 의사결정에 따라 이뤄진다.
● “후회했지만 움직이지 않는다”…버핏의 시장 판단
버핏의 발언은 단순한 투자 후회라기보다 현재 증시에 대한 평가로 읽힌다. 그는 최근 시장 상황에 대해 “흥분할 만한 매수 기회는 아니다”라는 취지로 언급하며, 과거 세 차례 50% 이상 급락했던 시기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말 기준 약 3700억달러(약 560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도 대규모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은 본격적인 투자 구간이 아니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더 큰 조정을 기다리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초기처럼 급락 국면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던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에 주목하는 시각이다. ● 애플 후회 발언, 기술주 밸류에이션 신호인가
버핏의 발언은 애플을 포함한 대형 기술주 전반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최근 인공지능(AI) 투자 기대감 속에 기술주 중심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버핏은 현재 가격 수준에서 적극적인 매수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본 셈이다.
결국 이번 발언의 핵심은 ‘후회’보다 ‘판단’에 있다. 애플을 좋은 기업으로 보면서도, 지금 시장은 다시 대규모로 들어갈 만큼 싸지 않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한편 버핏은 중단됐던 자선 행사 ‘버핏과의 점심’ 경매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샌프란시스코 기반 비영리단체 글라이드 재단과 함께,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스테픈 커리 부부가 운영하는 ‘먹고·배우고·놀자 재단(Eat. Learn. Play. Foundation)’이 공동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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