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링컨 기념관 앞에서 ‘노 킹스’(No Kings) 시위 참가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 이날 미국 전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에 반대하는 대규모 ‘노 킹스’ 시위가 열렸다. 2026.03.29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미국 국민들을 파산시키고 수많은 생명을 죽이는 전쟁을 통해 자신의 배만 불리고 있다.” (시위 참가자 크리스 씨)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광장. 이곳에서 열린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에 참석한 브루클린 거주자 크리스 씨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내 친구 중에도 군인이 있다. 더 이상의 무고한 죽음은 정말 원치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8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과 50개 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가 벌어졌다. 지난해 10월 이후 전국 단위 대규모 시위로는 세 번째인 이날 시위에선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전쟁 반대” 등 반전 구호가 대거 등장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 외 15개 나라에서도 이날 ‘반(反)트럼프 시위’가 열렸다고 전했다. 캔자스시티=AP 뉴시스이날 미국 전역에서 ‘노 킹스’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타임스퀘어 광장에서부터 10여 블록 떨어진 센트럴파크까지 뉴욕 도심은 각종 피켓을 들고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마치 1년 중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신년 카운트다운 행사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시민들은 이날 저마다 자신이 손수 그리거나 쓴 반전(反戰) 메시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전쟁에서 손을 떼라”, “정권 교체는 이곳(미국)부터”를 외쳤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시위대 행렬의 길이가 1마일(1.6km)에 달했다”고 전했다.
● ‘전쟁 반대’ 메시지 부각된 ‘노 킹스’ 시위
28일(현지 시간) 미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열려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이날 미국 전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에 반대하는 대규모 ‘노 킹스’ 시위가 열렸다. 2026.03.29 매디슨=AP 뉴시스이날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시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3번째 열린 ‘노 킹스’ 시위였다. 또 앞서 2차례(지난해 6월과 10월) ‘노 킹스’ 시위 때보다 큰 규모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시위는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휘발유 값을 포함한 각종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미군들이 계속해서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졌다.
이날 자신을 중동으로 파병되는 해병대원의 어머니라고 밝힌 발레리 티라도는 ‘내 아들을 집으로 데려와 달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반 트럼프 시위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단지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군인들을 꼭두각시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시 외곽의 공화당 강세 지역 거주자인 아일린 맥휴 씨도 맨해튼에서 진행된 시위에 참가해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을 비판했다. 그는 NYT에 “공화당 전체가 피를 손에 묻혔다”며 “베네수엘라에서 배를 폭격하고 이란에서 학교를 폭격하는 것은 살인”이라고 말했다.
지난 해 10월 18일 미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노 킹스‘(No Kings, 왕은 없다)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 3월 28일 주말에도 미국 전국과 유럽 여러 나라에서 트럼프 정부의 국정 운영에 반대하는 노 킹스 시위가 세번 째로 열렸다. 2026.03.29 콜로라도스프링스=AP 뉴시스WP는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전쟁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왔다”며 “한 전직 군인은 ‘우리 국민들이 일어나선 안 될 전쟁에 참전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며 눈물지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과 연방정부 청사들이 집결해 있는 워싱턴 도심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WP는 “과거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던 연방 공무원들 가운데 계속되는 전쟁과 침략에 ‘공포’를 느껴 거리로 나왔다는 이도 있었다”고 전했다.
28일(현지 시간) 미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노 킹스’(No Kings) 시위 참가자가 새 머리로 형상화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조형물을 쓰고 시위하고 있다. 이날 미국 전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에 반대하는 대규모 ‘노 킹스’ 시위가 열렸다. 2026.03.29 내슈빌=AP 뉴시스이날 시위를 주도한 진보단체 중 하나인 인비저블 측은 “이번 시위에는 생전 처음 시위에 나온 이들을 포함해 새로 참여한 인원이 최소 100만 명 이상으로 집계됐다”며 “미국 뿐 아니라 해외 15개국 40여 곳에서도 ‘노 킹스’ 시위가 열렸다”고 밝혔다.
● 이민 단속 반발도 여전…백악관 “조작극” 일축
트럼프 행정부의 과도한 ‘불법 이민자 단속’에 대한 비판도 시위 중 비중있게 다뤄졌다.
특히 올해 초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강경한 불법 이민자 단속 과정에서 두 명의 미국 시민이었던 사살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에서는 도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시위 인파가 몰렸다. NYT는 “세찬 바람이 부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0만 명이 넘는 시위대가 미국 국기를 흔들며 질서정연하게 주 의사당을 향해 행진했다”며 “워싱턴DC에서는 시위대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의 자택 근처를 지나가며 그의 퇴진을 외쳤다”고 전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날 시위를 좌파들의 조작극이라고 평가했다. 애비게일 잭슨 백악관 대변인은 “시위대는 ‘좌파 자금 지원 네트워크’의 산물일 뿐 실질적인 대중들의 지지는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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