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전쟁 틈타… ‘레바논 남부 병합’ 발톱 드러낸 이스라엘

  • 동아일보

헤즈볼라 무력화 명분 지상군 투입
완충지대 리타니강 남쪽 통제 나서
이 재무장관 “새 국경 리타니강 돼야”
美-이란 대화 시도 중에도 공격 계속
서방 “전쟁 빌미로 영토 침해 안돼”

22일 레바논 남부 해안도시 티레 근처 까스미아 다리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은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섬멸하겠다며 레바논 남부에서 지상전을 확대하고 있다. 티레=AP 뉴시스
22일 레바논 남부 해안도시 티레 근처 까스미아 다리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은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섬멸하겠다며 레바논 남부에서 지상전을 확대하고 있다. 티레=AP 뉴시스
이스라엘이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무력화한다며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을 투입한 가운데, 24일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테러와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는 한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의 안보 요충지를 완전히 장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전쟁 종식을 위한 대화를 시도하는 중에도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특히, 이스라엘의 극우 성향 고위 관료들은 이란과의 전쟁 발발 뒤 레바논 일부 영토를 병합해 자국 영토로 삼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해 왔다. 이에 이스라엘이 전쟁을 계기로 사실상의 영토 확장에 나선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캐나다, 프랑스 등 서방 주요국들은 이스라엘을 향해 “전쟁을 빌미로 주변국의 주권과 영토를 침해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 이스라엘 “위협 제거될 때까지 레바논 남부 장악”

24일 NYT에 따르면 카츠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헤즈볼라의 위협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 남쪽 지역에 ‘안보구역’을 설정하고 직접 통제하겠다고 했다. 리타니강은 이스라엘 국경에서 북쪽으로 약 30km 지점에 있다. 리타니강 위쪽은 헤즈볼라 본거지로, 그 아래부터 이스라엘 국경까지 지역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2024년 휴전 협정을 체결하면서 합의한 완충지대다.

카츠 장관은 헤즈볼라가 리타니강에 있는 다리들을 통해 병력과 무기를 수송해 왔다며 이스라엘군이 이 다리들을 폭파했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해당 다리는 현지인들이 의약품 등을 공급받는 주요 통로여서, 민간인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NYT는 우려했다. 카츠 장관은 “북부 이스라엘 주민들이 안전해질 때까지 레바논 남부 주민들이 리타니강 아래쪽으로 피란하는 걸 허용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헤즈볼라는 2023년 10월 발발한 가자 전쟁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지원하면서 이스라엘과도 치열한 교전을 펼쳤다. 양측은 2024년 11월 휴전에 합의했지만 산발적인 교전을 이어갔다. 지난달 이스라엘이 미국과 함께 이란을 공습해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를 제거하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

● 이스라엘 재무장관, 레바논 일부 영토 병합 주장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무력화를 명분으로 레바논에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23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이 이란과 협상할 가능성이 있더라도, 이란 및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극우 성향인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현지 라디오에 출연해 “(레바논에서의 군사작전은) 헤즈볼라에 대한 결정뿐 아니라 이스라엘 국경의 변화를 포함해 완전히 다른 현실로 마무리되어야 한다”며 “이스라엘의 새로운 국경은 반드시 리타니강이 돼야 한다”고 했다. 전쟁을 통해 레바논 일부 영토를 병합하자고 주장한 것이다. 스모트리히 장관은 국제사회가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촌 확대 정책도 주관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지역 점령 계획에 대해 캐나다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레바논의 주권을 존중하고 적대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과 만나 레바논의 안정과 영토 보전을 강조했다.

이란과의 전쟁이 발발한 지 26일째인 이날도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세가 이어졌다. 레바논 국영언론은 이스라엘 공습을 받은 레바논 남부의 한 마을에서 최소 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맞서 이란은 이스라엘 본토와 미군 기지를 공습했다. 특히 이란은 이스라엘 최남단 도시 에일라트와 위성 수신소를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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