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2월 26일 코펜하겐 국회의사당에서 연설하고 있다. 코펜하겐=AP 뉴시스
올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요구에 강경하게 맞선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49·사진)가 이끄는 좌파 연합이 24일 덴마크 총선에서 제1당에 올랐다. 다만 과반 확보에 실패해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에 맞선 것은 유권자의 긍정적 평가를 받았으나 주거비 상승 등 민생 경제 악화가 과반 확보의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총선에서 중도좌파 집권 사회민주당을 포함해 총 5개 정당으로 이뤄진 좌파 연합은 전체 179석 중 84석을 확보해 우파 연합 6개 정당의 합산 의석(77석)을 근소하게 앞섰다. 다만 과반(90석)에는 6석이 모자랐다. 특히 사민당 의석은 기존 50석에서 38석으로 대폭 줄었다.
사민당은 지난해 11월 지방선거에서 122년 동안 지켜온 수도 코펜하겐의 시장 자리를 잃다. 2019년 6월부터 집권 중인 프레데릭센 총리의 치하에서 집값, 생활비 등이 치솟자 민심이 등을 돌렸다. 지난해 11월 폴리티코유럽에 따르면 코펜하겐의 80m² 아파트 집값은 최근 1년간 무려 20% 올랐다.
특히 프레데릭센 총리는 집권 후 강경한 반(反)난민 정책을 펴 지지층의 반발을 불렀다. 그러자 이번 총선 기간에는 부유세를 공약하며 다시 왼쪽으로 기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오락가락 행보로 인해 사민당의 총선 패배가 예상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 요구가 변수로 작용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그린란드를 직접 방문하고 “결코 영토를 내주지 않겠다”고 외치며 미국과 각을 세웠다. 이후 연일 하락세였던 사민당의 지지율 또한 반등했다.
BBC 등은 향후 몇 주간 연정을 구성하기 위한 험난한 협상이 예상된다고 논평했다. 특히 좌파 연합과 우파 연합 중 어떤 쪽이 뢰케 라스무센 외교장관이 이끄는 중도당(14석)을 포섭할 수 있을 지 관심이다.
프레데릭센 총리가 중도당을 끌어들여 과반을 확보한다면 3선에 성공할 수 있다. 그는 이날 지지층에게 “덴마크에는 안정적이고 유능한 정부가 필요하다”며 3선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