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24일 중동 정세에 관한 새로운 관계 각료 회의를 열어 관련 대응을 논의할 방침이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서는 정전(停戦·휴전) 후 기뢰 제거 등 기여를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지난 11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코르파칸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의 모습. UAE 해군 함정이 화물선과 유조선 옆에서 순찰하고 있다. 호르무즈=AP 뉴시스
일본 정부는 24일 중동 정세에 관한 새로운 관계 각료 회의를 열어 관련 대응을 논의할 방침이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서는 정전(停戦·휴전) 후 기뢰 제거 등 기여를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공영 NHK,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는 전날 집권 자민당 간부회에서 24일 중동 정세에 관한 새로운 각료회의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 정세에 관한 각료회의는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것이다.
각료회의에서는 중동 정세와 관련 상황 및 에너지 확보 방안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회의에는 다카이치 총리와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관방장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스즈키 노리카즈(鈴木憲和) 농림수산상, 아카자와 료세이(赤沢亮正) 경제산업상, 가네코 야스시(金子恭之) 국토교통상,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방위상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원유와 천연가스 뿐만 아니라 나프타를 비롯한 석유 관련 제품까지 포함해 국민의 생명과 생활을 보호한다는 관점에서 세심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압박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기여’ 방안이 논의될지 주목된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내에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은 ‘정전 후 기뢰 제거’ 방안이다.
신문은 “해상자위대는 기뢰 제거 기술력이 세계적으로도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걸프전 이후 실적도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다만 이번에도 만일 (자위대를) 파견한다면 정전 후라는 조건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위대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겠느냐는 무거운 과제도 있다”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실제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했는지는 명확하게 알 수 없다. 다만 일본 방위성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에 자위대를 파견한다면 정전 후 기뢰 제거가 “현행 법의 범위 내에서 실현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선택지다”라고 말했다.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곳에서의 기뢰 제거는 국제법상 기뢰 설치와 마찬가지로 ‘무력 행사’로 간주된다. ‘‘평화헌법’을 가지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어려운 일이다.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일본 헌법 9조는 태평양 전쟁 등을 일으켰던 일본의 패전 후 전쟁·무력행사의 영구적 포기, 전력(戰力) 불보유 등을 규정하고 있다.
정전 이후라면 기뢰 제거는 무력 사용에 해당하지 않는다. 일본 자위대법 제84조2에 따라 “유기된 기뢰의 소해(제거)”가 가능하다.
걸프전이 끝난 후인 1991년 해상자위대 기뢰제거 부대가 페르시아만에 파견돼 34개 기뢰를 처리한 사례도 있다.
기뢰는 물속에 설치한 폭탄으로 ‘바다의 지뢰’로도 불린다. 선박이 그 위를 지나갈 때 직접 접촉하거나 소리·자기 등을 감지해 폭발한다. 기뢰에는 추가 달려있다. 케이블 등을 이용해 해중 혹은 해저에 설치한다.
기뢰를 처리하는 선박은 일본에서 ‘소해함정’으로 불린다. 해상자위대는 16척을 보유하고 있다.
방위성 관계자는 “(자위대) 파견은 공격이 발생할 위험이 없다는 게 필수 조건”이라며 “해역에 따라 이란 당국의 허가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위대가 활동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조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잎서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일본의 호르무즈 해협 안전 항행 확보에 대한 기여가 의제로 올랐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 안전과 관련해 일본을 비롯한 각국에 대한 공헌(기여)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의 주유엔대사가 일본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원을 약속했다고 주장했으나, 일본 정부는 약속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기하라 관방장관은 지난 23일 미일 정상회담 당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자위대 파견과 관련 “일본으로서 어떤 구체적인 약속을 한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정전 후 자위대의 기뢰 제거 방안에 대해서도 “현 시점에서 특정 대처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며 “아무런 대처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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