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걸프 정유시설 타격 이란에 “신뢰 깨져…군사적 대응 권리”

  • 뉴스1
  • 입력 2026년 3월 19일 09시 02분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심 에너지 시설을 타격하고 이란이 이에 맞서 걸프국 에너지 시설 공격에 나서고 추가 보복을 예고하자, 사우디아라비아가 “군사적 조치”를 언급했다. 중동의 전운이 수니파 종주국과 시아파 맹주 간 무력 충돌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와 중동 매체들에 따르면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은 19일 리야드에서 “이란의 침략에 대한 사우디의 인내심은 무한하지 않다”면서, 사우디 정부는 이에 군사적으로 대응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파이살 장관은 이란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산산조각 났다”며, 이란 정부가 이웃 국가들을 상대로 계획적인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민간 시설을 표적으로 삼은 이란의 명분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행위는 이란의 지역적 고립을 더욱 심화시킬 뿐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리야드에 모인 외무장관들이 “이란은 즉각 공격을 중단하고 대리 세력에 대한 지원을 멈춰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항행의 자유와 지역 안보에 대한 위협은 ‘공동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란의 압박 전술은 정치적으로나 도덕적으로 결국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사우디 내 정유시설 두 곳이 실제로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이란이 자신의 행동을 즉각 재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파이살 장관은 “이러한 공격은 그 어떤 이득도 가져다주지 못할 것”이라며, 지역적 긴장이 고조되더라도 사우디는 결코 이란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외교적 해결을 강조해 온 사우디가 직접적으로 ‘군사 행동’을 언급한 것은 주목된다. 이는 이란의 위협이 사우디를 포함한 걸프 산유국들의 생존권인 에너지 인프라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갈등의 도화선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를 공격하면서 불거졌다. 사우스파르스는 이란 가스 생산의 중추이자 국가 경제의 생명줄이다.

이란은 즉각 주변국을 향해 화살을 돌렸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슬람 공화국의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한 것은 큰 실수였으며, 이에 대한 대응 조치가 이미 진행 중임을 다시 한번 경고한다”고 밝혔다.

IRGC는 “만약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된다면, 여러분의 에너지 인프라와 동맹국들의 인프라에 대한 추가 공격은 완전히 파괴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며, 우리의 대응은 오늘 밤의 공격보다 훨씬 더 가혹할 것”이라며 타격 목표를 언급했다.

타격 명단에는 사우디의 삼레프 정유소와 주베일 석유화학 단지, 카타르의 라스라판 및 메사이드 시설, 아랍에미리트(UAE)의 알 호슨 가스전 등이 포함됐다.

몇 시간 후,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허브인 카타르의 라스라판 산업도시로 탄도미사일이 날아들었다. 카타르에너지 측은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으나 인명 피해는 없으며 모든 직원의 소재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장 화재는 진압됐으나, 지역 상공으로 짙은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한 사우디 방공망은 리야드 상공으로 날아오는 미사일 4발을 요격했다고 사우디 국방부는 밝혔다. 파편이 도시 곳곳에 흩어졌고 주민들에게는 사상 처음으로 비상 경보가 발령됐다.

모함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 타니 카타르 총리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의 회담 후 이번 공격을 주권 침해라고 비난하며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공격을 사전에 알고 있었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한 경고 메시지 차원에서 지지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메시지를 받아들였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란 에너지 인프라 추가 공격에는 반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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