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AI) 기술을 보유한 앤트로픽 기술 사용 중단을 지시했다.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를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하려는 전쟁부(국방부)의 요구를 앤트로픽이 거부하면서 미국 정부와 앤트로픽, 더 나아가 AI 기업 간 갈등이 점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은 절대로 급진 좌파적인 ‘워크’(woke·깨어 있다는 뜻·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비꼬는 말) 기업이 우리 위대한 군이 어떻게 전쟁에서 싸우고 승리해야 하는지를 좌지우지하게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좌파 광신도들은 전쟁부를 강압적으로 굴복시켜 헌법 대신 자신들의 이용약관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며 “그들의 이기심은 미국 국민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우리 군대와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므로 나는 미 연방정부의 모든 기관에 앤트로픽 기술 사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지시한다”며 “우리는 그것이 필요하지 않고, 원하지도 않으며, 그들과 다시는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앤트로픽 클로드가 현재 미국 행정부 업무 시스템과 긴밀히 연결돼 있어 중단 기간을 6개월로 두고 점진적 사용 금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는 “앤트로픽은 이 기간 동안 정신을 차리고 협조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대통령의 권한을 총동원해 그들이 따르도록 할 것이고, 중대한 민·형사상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앤트로픽의 클로드는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AI 모델이다. 코딩과 복잡한 추론 능력에서 다른 기업의 기술을 앞서고 특히 문맥을 이해하는 능력은 탁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복잡한 정책 초안을 만들고 문서를 정리하는 행정 업무에서 클로드의 쓰임새가 압도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부와 앤트로픽의 갈등은 미 전쟁부가 향후 클로드를 ‘합법적인 모든 용도’에 제한 없이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시작됐다. 앤트로픽은 기업 윤리 가이드라인에 따라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감시와 완전 자율무기에는 자사 모델 활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앤트로픽에 대해 “이번주 오만과 배신의 진수(master class)를 보여줬다”며 “실리콘밸리의 이데올로기를 미국 국민의 생명 위에 두는, 기업의 도덕적 이미지를 과시하려는 비겁한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전쟁부는 국가 방위를 위한 모든 합법적 목적에 대해 앤트로픽의 모델에 완전하고 제한 없는 접근권을 가져야 한다”면서 “앤트로픽의 입장은 미국의 원칙들과 근본적으로 양립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 지시의 후속 조치로서 앤트로픽을 ‘국가안보에 대한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즉시 효력을 가지며, 미군과 사업을 하는 계약업체·공급업체·파트너는 앤트로픽과 어떠한 상업 활동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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