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에 일단 잽 한방 날리는 ‘코피 작전’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20일 16시 14분


이달 6일(현지시간)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을 중심으로 한 항모전단이 대형을 갖춰 중동 아라비아해에서 항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이란에 대해 최대 15일의 핵 협상 시한을 제시한 가운데 미군의 전략자산이 속속 중동 지역으로 집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2003년 이라크 침공 뒤 최대 규모의 공군력을 최근 중동에 집결시켰다고 18일 전했다. 미 해군 제공
이달 6일(현지시간)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을 중심으로 한 항모전단이 대형을 갖춰 중동 아라비아해에서 항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이란에 대해 최대 15일의 핵 협상 시한을 제시한 가운데 미군의 전략자산이 속속 중동 지역으로 집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2003년 이라크 침공 뒤 최대 규모의 공군력을 최근 중동에 집결시켰다고 18일 전했다. 미 해군 제공
핵추진 항공모함 전단 등 미군의 주요 전략자산이 중동에 대거 집결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이란에 대해 최대 15일의 핵협상 시한을 제시해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일각에선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세 곳을 공격한 미국이 이르면 이번 주말 이란을 재공습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를 여러 번 언급하며 외교적 해결이 우선임을 분명히했다.

● WSJ “美, 이란 군시설 등 제한적 공격 검토”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격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이날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이 앞으로 취할 조치에 대한 언급을 거부하며 “트럼프 대통령만이 자신이 무엇을 할지, 안 할지 알고 있다”고 했다.

일부 외신들은 현재 중동에 집결된 미군 전략자산 규모 등을 근거로 이란 공격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NYT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는 중동지역에 수십 대의 공중급유기와 구축함, 순양함, 잠수함을 동반한 두 개의 핵항모 전단을 배치했다. F-35, F-22, F-16 등 50대 이상의 전투기도 추가 배치했다. WSJ은 “미국은 지난 한 달간 이 지역의 미국 자산과 동맹국 보호를 위해 탄도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는 최첨단 사드(THAAD)와 패트리어트 요격 시스템을 사전 배치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이란과의 핵 합의 시한을 ‘최대 15일’로 규정하며 “그렇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미국이 검토 중인 대(對)이란 선택지에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연설하는 모습. 2026.02.20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이란과의 핵 합의 시한을 ‘최대 15일’로 규정하며 “그렇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미국이 검토 중인 대(對)이란 선택지에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연설하는 모습. 2026.02.20 워싱턴=AP 뉴시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15일의 협상 시한을 제시하며 외교적 해결을 강조했지만,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공습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2주 안에 공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론 이틀 만에 공격에 나선 바 있다.

이런 가운데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리한 핵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코피 작전’으로 불리는 제한적 공격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이란에 핵 포기를 압박하면서도 대규모 보복을 피할 수 있도록 일부 군사 및 정부시설에 한해 제한적 군사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것.

NYT도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말 이란에 대해 군사행동을 취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WP는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에 대한 장기적 군사 공격을 개시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시기와 관련해 일요일에 폐막하는 이탈리아 겨울올림픽이 고려 대상이란 분석도 있다”고 했다.

● “북핵 트라우마, 트럼프 ‘이란 핵’ 접근에 영향”

이란과 핵협상을 벌이면서 동시에 군사 작전을 준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이 과거 북핵 저지 실패 경험의 영향이란 분석도 나온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였던 2018년 북한에 대해 제한적 선제 공격을 검토했다가 포기했다”며 “대신 북한과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지만 세 번의 회담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어 “많은 미 당국자들이 이란과의 외교적 합의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만약 이란이 트럼프의 핵 포기 요구를 계속 거부한다면 이란 정권 전복을 목표로 한 대규모 공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미 언론들은 이란과의 무력 충돌이 국내 정치에 미칠 영향도 주시하고 있다. 최근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포기를 이끌어 낼 경우 11월 중간선거에서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 반대로 이란과의 전면전이 미군 사상자를 낳고, 동맹국들을 전쟁으로 끌어들일 경우 큰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전쟁에 개입시키지 않겠다고 공약했지만 최소 7번 다른 나라를 공격했고, 이제 두 번째 이란 공격을 고려하고 있다”며 “미국이 현대에 들어 이처럼 공개 논의나 설명 없이 대규모 전쟁을 준비한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란#핵협상#핵추진 항공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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